요새 패션의 멋이란 무엇인가, 공간의 고급스러움이란 무엇인가 같은 기초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있다. 예컨대 그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만들어지나 등등. 아무튼 오늘은 공간에 대한 잠깐의 생각. 보통 고급스럽다라는 말을 생각하면 호텔 같은 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잡지 같은 데서도 대표적으로 호텔을 다룬다.
그럼에도, 아주 많은 호텔 경험이 있는 건 아니라지만, 호텔에서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무리 비싼 것들을 촘촘히 배치해 놨어도 효율적인 동선, 상업 시설, 주어지는 아메니티 등등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만들기가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약간 뭐랄까...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구매 사은품 같은 느낌이랄까. 비싼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져 있지만 그건 로고까지다. 왜 그런 생각이 들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천편일률적 구성, 번지르르한 분위기 이런 데서 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고급스러움이라는 건 개별성과 자연스러움이 중요할 거 같다.
물론 고급 호텔이라는 대형 시설은 압도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실력이 좋다. 또한 자연 속에 있는 경우 자연을 이웃하게 만드는 효과적 처리의 측면에서 호텔 만의 노하우가 분명 있다. 북한산 파라스 파라의 산책로와 낮은 건물, 옥상 전망 등은 상당히 테크니컬하게 잘 처리한 느낌을 받게 한다. 물론 산의 측면에서 보자면 산이 끝나는 부분에 인공적인 분위기를 가득 집어 넣어버렸다는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숲속의 방갈로 같은 거였으면 더 마음에 들었겠지만 그렇다면 지금처럼 운영될 수는 없겠지.
뭐 답을 내리자는 건 아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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