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은 원래 춥다

by macrostar 2024. 11. 19.
반응형

겨울은 원래 춥다. 내 의복 생활의 가장 큰 문제점, 위기 포인트는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냉기를 너무 싫어한다는 거다. 열기는 에어컨 외에 방법이 없다. 저기에 에어컨이 있다는 걸 아니까 지금의 열기가 너무 괴롭다. 냉기도 마찬가지다. 저기에 있는 콘크리트 건물과 보일러 조합, 자동차의 히터 등이 이 모든 괴로움을 없애줄 거라는 걸 아니까 지금의 차가운 바람이 너무 괴롭다. 그런데 열기와 다르게 냉기는 해결점이 있다. 다운 의류다.

 

 

오랜 기간 냉기가 너무 싫어서 그걸 완전히 없애버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해오고 있는데로 껴입기도 하고, 다운 온 다운으로 옷을 입어보기도 하는 등 완벽한 해결책은 없을까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이 해결책처럼 보이는 일들은 사실 그저 환상일 뿐이다. 뭘 입어도 냉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옷만 가지고 냉기를 완전히 없앨 방법은 없다. 있다해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러므로 겨울은 원래 춥고 몸은 차가워진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게 동상이나 위기 수준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도로 방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올 겨울 착장 생활의 목표는 냉기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삼고 그 준비를 나름 해오고 있었다. 너무 둔하게 껴입지 말고, 너무 추우면 차라리 잠깐 뛰고, 몸이 차가워지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몸을 더 건강하고 에너제틱하게 만들고 등등. 하지만 갑자기 15도가 떨어져 영하가 된 날 손이 곱아서 잘 안 움직이고, 무릎도 아픈 거 같고, 밥 먹은 건 계속 소화가 잘 안되고(추우면 웅크려서 그런지 소화를 잘 못한다), 뭔가 심장이 아픈 거 같고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이게 되려나 싶은 의심이 생긴다. 하지만 인류는 수십, 수만 년을 그렇게 살아왔겠지. 올 겨울엔 한파가 꽤 있어서 예년보다 추울 거라는 예보가 있고 그런 뉴스를 보며 뭔가 획기적인 다운 파카가 없을까 뒤적거리게 되긴 하지만(없다) 그래도 겨울은 원래 춥다를 몸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다시금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