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기(커버올)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도보폭주족(링크)이라는 걸 봤다. 도보와 폭주가 결합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멋진가... 살면서 들어본 한심한 이름 조합 중에서도 톱 레벨이다. 이름은 도보 + 폭주족이지만 도보로 폭주를 하는 건 아니고 한데 뭉쳐 걸어다니는 것 정도라고 한다. 그게 뭔가 싶은데 대신 요란하다.
유래를 보면 홋카이도의 폭주족들이 겨울이 오면 눈도 쌓이고 도로가 미끄러워서 폭주를 할 수 없지만 동계에도 활동하고 세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게 조금 퍼지면서 폭주를 하고 싶지만 바이크 살 돈은 없고 특공복 정도 살 수 있는 이들이 도보폭주족이 되었다. 또한 면허를 딸 수 없는 16세 미만도 여기에 합류한다. 이들이 몰려다니며 입으로 엔진소리를 내고...
도보폭주족의 취약점이라면 이동의 한계일텐데 장거리 이동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듯 하다.
그렇다고 해도 딱히 할 일이 없어보이는데 자기들 생각에도 그랬는지 1996년 경부터 마츠리 같은 데 나타나 몰려다니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히메지 같은 곳에서는 특공복을 입은 2명 이상이 폐를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이제는 마을을 활보하는 정도라고 한다. 주위의 눈보다 동료와 함께 보내는 즐거운 한때를 소중히 한다는 평범한 양키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폭주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지향점은 더 뚜렷하지만 할 일은 더 없다는 게 특징인 듯 하다.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단어로 마일드 양키(링크)가 있다. 양키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양키 정도의 공격성, 불법행위성은 없는 이들을 일컫는다고 하는데 도보폭주족 만큼이나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아무튼 2000년대 들어 양키 감소와 함께 등장했는데 나고 자란 지역에 대한 사랑이 강하고, 현지를 떠나기 싫어하고, 거기서 만난 친구와 가족을 소중이 여긴단다. 특징 중 하나로 미니 밴을 좋아한다는 게 있는데 함께 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고, 결혼 비중이 높고, 저학력 저소득에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다. IT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진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주거비가 낮고 대신 소비 의욕이 높기 때문에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10년 쯤 지난 일이다.
별 게 다 있군. 이걸 보다보니 따릉이 폭주 연맹이라는 것도 있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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