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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남자 향수 이야기

by macrostar 201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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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키노 홈페이지에 갔다가 Friends라는 남자 향수를 봤는데 어딘가 약간 웃기다. 프렌즈라...

향수라는 건 취향 나름이어서 다들 제각각이다. 특히 남자와 향수의 묘한 관계 때문인지 외국 포럼에서도 꼭 등장하는 게 이런 자본주의의 산물에 현혹되지 마세요라든가 나는 그냥 살냄새가 좋아요, 혹은 내 몸의 향기는 아이보리 비누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다. 뭐 이런 거야 누가 뭐라고 할 문제도 아니고 설득이나 강요, 이해의 대상도 아니다. 그냥 그런 것, 저 산 위에 놓여있는 바위에 이유 따위는 없는 법.

개인적으로는 습관처럼 쓰기는 하는데 이제와서 이걸 왜 쓰는가 등등의 별 감상 같은 것도 없다. 요즘은 샤넬의 알뤼르 스포츠와 Rochas의 이름이 기억 안나는 제품을 생각나는 대로 쓴다. 하지만 너무 조금 쓰기 때문에 아무도 모를 것임.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에버노트에 메모해 놓았던 게 생각났다. YSL의 Kouros, 에르메스의 Equipage, 샤넬의 Antaeus. 이 셋이 매우 클래식한 게이 페이보릿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랄프 로렌을 선택한 갱단이나 버버리를 선택한 훌리건처럼 그 안에 있지 않는 한 그 느낌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는 법이다. Masculine한 느낌 때문인가 하고 어렴풋이 짐작만 해 볼 뿐.

그렇다고 이것들이 심볼 같은 건 아니어서 이 제품을 사용한다고 적극적인 시그널링을 하는 건 아니고(물론 시그널링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Realjock 같은 포럼에서도 향수 따위, 나는 도브 비누가 더 좋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있다.

샤넬의 Antaeus는 구입해서 써 본 적은 없지만 잠깐 마주친 경험으로는 호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향수라는 건 역시 6개월 이상은 써 봐야 그 느낌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런 점은 사실 옷이나 필기구 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10년 쯤 쓰다보면 그제서야 인상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몸으로 사용하는 제품들이 다들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고. 그런 느낌들이 주는 '귀함' 때문에 내구성이 좋고 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물건과 별 생각없어도 오랫동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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