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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Goth는 나이 들어도 Goth

by macrostar 201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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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포스팅에 이어 연속 Goth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

물론 나이 들어서도 펑크나 레이버로 살고 있는 하드코어들은 있다. 하지만 그 수는 대부분의 경우 20대를 넘어서면서 급속히 감소한다. 먹고 살아야 하고, 밤새 클러빙을 하자면 피곤하기도 하다. 이에 비해 나이가 들어가지만 크게 줄어 들지 않는 서브컬쳐들도 있다. 그저 잘 차려입는 걸 좋아하는 테디 보이들, 늙어죽을 때 까지 바이크를 타는 카페 레이서나 Chopper, 모터사이클 클러버들이 그렇다. 그리고 Goth가 있다.

Goth는 하고 다니는 게 워낙 적대적 애티튜드라 오해를 많이 받는다. 물론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에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적으로 Goth가 일으킨 폭력 사건도 꽤 있고, Goth에 대한 반감이 만든 폭력 사건도 꽤 있다. 또한 기본 세계에 대한 염세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살 등의 빈도도 높은 편이다.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여러 해프닝도 발생한다. 컬럼바인 사건 때도 범인이 Goth 서브컬쳐에 속해 있다는 소문이 돌아 사회적으로 Goth에 대한 반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잘못된 정보로 밝혀졌다. 일단 소문이 돌면 '거봐~'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런 건 빨리 퍼지고, 수습도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평화롭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 타협하는 법을 만들어가면서 지속적인 서브컬쳐로 태어나고 있다.

왜 이들이 나이 먹어서도 계속 Goth로 남는 가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들이 있다. 요약하면 일단 Goth는 non-violent가 많고, 중산층 문화고, IT 종사자들도 많고, 학력이 높다. 짧은 글이지만 가디언의 Goth Subculture에 대한 이야기는 참고할 만 하다(링크). 또한 Goth 풍으로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철두철미한 건 아니다. 직업이 있고, 사회 생활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발란스를 유지한다. 회사에서 Goth 풍으로 입고 다니는 걸 싫어하면 톤을 낮추는 정도로 타협한다.


즐겁게 도시락을 먹는 Goth 페스티발.

열심히 일 하다가 주말 밤에 제대로 입고 파티나 페스티발에 가면 된다.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Goth 유행은 90년대~2000년대였고, 당시 이들은 10대 말, 20대였으니 이제 이들은 슬슬 나이를 먹어 가족을 꾸려가고 있다. 사진에도 슬쩍 보이지만 Goth 부부들은 자녀를 페스티발에 데려가는 경우도 많다. 

만약 내가 Goth 집안의 아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꽤 궁금하다. 물론 마냥 즐겁게 끝까지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딘가에는 어릴 적 까만 장례식 복장 같은 것들을 입고 가족 나들이를 한 기억, 주변의 이상한 눈초리에 대한 기억들이 자신을 짓누르고 있지 않을까. 가족들이 하고 다니는 꼬라지에 대한 지독한 반감 때문에 CounterAct에 들어가면 뭐가 있을까...... 하드코어한 폭주족이 된다든가, 우울한 Emo로 빠진다든가, 프레피나 아이비처럼 단정/깔끔/환하게 되려나.

중산층 붕괴 시나리와 얽혀서 이들의 미래도 사실 마냥 밝지가 못하다. 부자 Goth들이야 지방시나 Gareth Pugh 같은 디자이너 하우스를 찾아가면 되겠지만, 평범한 Goth 커뮤니티나 Goth 옷을 만들고 있는 인디 디자이너들에게 앞으로 쉽지 않은 미래가 찾아올 거 같다. 그렇지만 피어싱과 문신, 레이스(... 이건 아직 잘 모르겠다) 없는 소프트코어한 Goth들은 꽤 멋지고 즐겁게 하고 다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들이 계속 즐겁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Goth 디자이너 사이트들을 몇가지 소개하면 우리나라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정보가 들어오면 업데이트하겠음), 일본쪽에서 사오는 분들은 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국 사이트들. 액세서리들은 통관에 약간 문제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Lethal Wear(링크), Venus Pain(링크), Calla Corsets(링크), Heavy Red(링크), Jeannie Nitro(링크), Fairy Goth Mother(링크). 이 중에서 Heavy Red 사이트 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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