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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딱히 별 거 안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들 일람

by macrostar 2012. 3. 15.
문득 생각난 김에 놀고 있거나, 다른 거 하거나, 더 큰 바닥에 나가도 될 거 같은데 자기 브랜드 정도에서 머물고 있는, 개인적인 생각에 약간 아까운 사람들 이야기나 한 번 써보기로. 언제나 말하지만 남 걱정 할 때가 아니긴 한데 -_-

 

 

1. Raf Simons, 1968

 

질 샌더 AG에 질 샌더가 돌아오면서 Raf가 물러났다. 일단은 Raf Simons 자기 브랜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Dior로 간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역시 아닌 걸로 밝혀졌다. EastPak이나 프레디 페리 같은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도 나름 성공적이었는데 이상하게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진 못하고 있다.

 

질 샌더 AG에서 나오게 된 과정이 매우 미묘했기 때문에 프로필에 사실 흠집이 좀 생겼다. 다른 회사들에서도 질 샌더 AG와 같은 이유로 망설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워낙 감각이 있으니까 예전에 트위터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8seconds같은 곳에서 발빠르게 콜래보레이션을 시도하면 아주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래 이야기 할 스테파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미 8seconds에서 밝힌 해외 진출 플랜하고 타임 테이블이 좀 맞진 않는다. 그래도 지금부터 한 6 시즌, 3년 정도 함께 하면서 해외 진출도 앞 당기면 결과가 상당할 거 같은데.

 

 

2. Stefano Pilati, 1965

 

사실 Raf보다 이 사람이 더 안타깝다. YSL을 매우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었는데 PPR 마음에는 차지 않았나보다. 후임으로 에디 슬리먼이 들어갔다. 세루티-아르마니를 거쳐 미우미우에 있다가 2000년에 YSL에 들어갔는데, 들어가는 회사마다 별 볼일 없는 자리로 입사했다가 자기 나와바리를 굳혀가는 매우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2004년에 톰 포드 후임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스테파노는 자기 브랜드도 없고 이제는 딱히 묶여있는 곳이 없다.

 

 

3. John Galliano, 1960

 

작년에 그 유명한 사태를 일으키고 LVMH에서 쫓겨났다. 어디다 던져놔도 옷 만들어 잘만 팔아먹으면서 살아남을 사람이긴 한데, 유럽에서는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싶다. 너무 큰 물에서 놀던 사람이고 들리는 바 성격도 만만치 않아서 동네 양장점 따위는 안 할지도 모르겠다.

 

 

4. Martin Margiela, 1957

 

이 분과 Diesel(매종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모회사다)과의 관계는 꽤 이상했다. MMM이 디젤에 팔린 이후 2015년까지 계약은 되어 있는데, 마르지엘라가 사실은 안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다가 2009년에 렌조 로소(디젤 사장)가 그가 회사에 안 나온지 꽤 지났어요라고 결국 밝혔다. 디젤 쪽에서는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Raf와 Haider Ackermann에게 제시했는데 두 명 다 거절했다. 특히 Raf는 마르탱 마르지엘라가 직접 지명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지금 시점에서 마르지엘라는 패션 업계에서 일하지 않고 있다. 예술 작업하신다고 들었다. 헬무트 랑과 비슷한 경로를 밟으시려는 듯하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불러도 패션은 하지 않을 듯.

 

 

5. Christophe Decarnin, 1964

 

Balmain을 일으켜 세웠고, 낡고 (아주) 비싼 옷 시대를 연 장본인.

 

 

이 광인의 풍채! 2005년에 발망에 들어갔고, 2011년에 그만뒀다. 2011년에 정신 병원에 다녔다는 팩트가 있고, 여전히 거기에 있다는 소문이 있다. 재능이 그립지만 이런 분은 쉬게 나 둬야 한다.

 

 

6. Helmut Lang, 1956

 

2005년에 은퇴했고 이후 예술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분이 다시 옷 만들겠다고 돌아올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 싶다.

 

 

7. Walter Van Beirendonck, 1957

 

약자로 WVB라고들 쓴다. 이 사람이 W&LT할 때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 브랜드는 접어버렸고, 지금은 자기 이름의 브랜드를 하고 있다. 앤트워프 6 중에 한 명으로, 파리 패션위크에서 지금도 계속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노선이 매우 확실하고(WVB 같은 브랜드가 있으니 Bernhard Willhelm같은 이들이 아류로 보이는 거다), 충실한 팬들을 끌고 다닌다.

 

 

W&LT 시절보다 더 기괴해져서 요즘에는 이런 거 하고 있다. 2012 FW 파리 컬렉션이다. 이번 시즌의 경우 파푸아 뉴기니의 전사들, 캐리비안의 부두교 프리스트, 그리고 대도시의 섹스 클럽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기괴한' 캐릭터를 떠나 WVB 컬렉션들의 그 생경한 컬러들을 과감하게 휙휙 집어넣는 감각은 가히 일품이다. 저번 시즌에서는 온통 파스텔 풍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쎄졌다.

 

 

WVB가 좀 점잖고 고상한 거대 브랜드를 하나 맡아 거기서 이 컬러풀한 감각을 잘 드러내고, 이와 더불어 Walter Van Beirendonck에서는 발란스를 맞춰 좀 더 장난질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분은 자신의 브랜드를 매우 열심히 하고 있고, 더불어 좀 무섭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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