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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트레메인 에모리, 데님 티어스, 아더 자파

by macrostar 2024.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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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 지구 생물, 유기 동물 이런 식의 관점이면 모르겠지만 우리의 지구는 아직 그렇지 않고 그러므로 패션의 경우 누가 만들었는가, 누가 입었는가 하는 측면에서 문화적 충돌을 수반한다. 물론 대부분의 패션은 의식주 중 의를 기반으로 하고 생존의 필수품이자 현대인의 문화적 활동 혹은 자아 실현 같은 적절한 필터와 장막으로 그걸 흐리게 만든다. 모두가 돈을 내는 고객이고 거기에 차별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트레메인 에모리와 슈프림의 이야기가 대충 알려져 있는 바는 다음과 같다. 트레메인 에모리는 슈프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들어갔다. 거기서 아더 자파와의 협업을 기획했는데 이 기획에 대해 "a junior level Black employee가 제임스 제비아에게 이런 이미지는 스케이트 보드 샵이 아니라 박물관에나 있는 거다"(링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흑인에 대한 린치 묘사와 고문 흔적 등이 포함되어 있는 이미지에 대해 반발하는 직원들을 봤고, 이 기획은 트레메인 에모리에게 통보되지 않은 채 묻혀졌고 다음 협업을 준비하던 트레메인 에모리는 결국 슈프림을 나오기로 결정했다. 아더 자파에 대해서는 여기(링크) 참고.

 

그리고 슈프림을 나온 후 슈프림의 예전 이미지를 보게 된다.

 

 

BDP의 곡 Illegal Business(링크)에서 인용된 이 후드를 보고 트레메인 에모리는 자신의 브랜드 데님 티어스에서 아더 자파와의 콜라보를 지속해 나간다. 그렇게 해서 이 협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PR은 슈프림을 흉내냈다.

 

 

 

물론 원래의 콜라보 기획이었던 프린트의 티셔츠와 후드도 포함된다. 

 

 

슈프림을 인종 문제를 이유로 나온 이후 여러 논쟁과 마주치게 되는데 예를 들어 "White Lives Matter"를 들고 나타난 Ye(칸예 웨스트)는 SNS를 통해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한국에서 팝업이 진행되기도 했던 2024SS 컬렉션 "Kiss My Grits"도 비슷한 연장선 아래에 있다. 이 컬렉션에는 미국에서 흑인 인종 차별의 상징이라 할 만한 수박, 치킨, 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데 쓰는 향신료, 닭 뼈로 만든 목걸이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에 대해 "That’s who I come from"이라고 말한다.

 

 

 

트레메인 에모리의 데님 티어스는 현 시점에서 이런 문제를 가장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패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그가 혁명가인가 하면 그건 좀 곤란한 질문이 된다. 그가 뭔가 건들고 있는가 하면 그건 약간은 생각할 만한 질문이 된다. 다수가 피해가고 있는 주제를 계속 앞으로 꺼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컨대 2024년에 한국에서 데님 티어스의 옷을 입는 건 무엇인가 같은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이다. 내가 저 옷을 입고 미국의 흑인을 만나는 건 어떤 충돌인가, 우리끼리 만나는 건 또 어떤 충돌인가, SNS에 올라가 세상 사람들이 다 보는 건 또 어떤가. 데님 티어스의 팝업에 사람들이 꽤 몰리는 걸 보고 약간 놀랐었는데 이 옷이 우리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같은 게 과연 있는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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