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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이 겨울의 작업복

by macrostar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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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겨울 가장 애용하고 있는 작업복은 M-65 필드 재킷이다. 재작년에는 M-65 피시테일을 많이 입었고, 작년에는 칼하트와 빔즈의 롱 패딩을 많이 입었는데 올해는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런 옷들은 거친 대자연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옷이겠지만 나의 작업이라는 건 거의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일일 뿐이지만 그래도 작업복이 정해져 있으면 흐르는 나날을 운용하기에 스트레스가 낮아진다.
 

 
물론 아무리 내피를 붙여 놓는다고 해도 한국의 겨울을 이 옷으로 넘기긴 어렵다. 또한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사람이라 불가능. 그래서 안에 옷을 입는데 보통 후드 종류다. 겨울에는 머리에서 목까지를 덮어야 하고 머플러도 메야 한다. 거기서 체온 유출이 가장 심하다. 아무튼 안에 챔피언의 리버스 위브 후드, 유니클로의 후드 라이트 다운, 코오롱의 후드 다운을 그날 날씨에 맞춰 입는다. 이런 식으로 입으면 가끔 대기에 틈이 생겨 북극 추위, 시베리아 추위가 내려오는 날이 아닌 한 충분히 다닐 수 있다. 이걸 넘어서면 다른 방법을 찾는다.
 
내피는 기본적으로 붙여놓고 살려고 하는데 따로 어디에 보관하는 것도 번거롭고, 내피 없는 M-65의 대체품이 많이 있기 때문. 그러므로 저 옷은 그냥 저렇게 겉감 + 내피 한 세트로 놓고 어떤 날씨에 입을까 생각을 하는 편이다. 안에 입은 스웨터나 후드 등의 옷이 아우터의 안감과 마찰을 일으키며 옷이 밀리는 느낌을 꽤 싫어하는 데 부드러운 내피가 있으면 그 부분에 문제가 없다.

가격 이야기를 해보자면 중고 옷을 많이 보다보면 어느 정도 선이 생긴다. 위 세 벌은 모두 미국 제조 알파 인더스트리의 민수용 M-65인데 레귤러 핏에 밀 스펙과 흡사하게 만들어졌다. 상태와 사이즈 따라 다르겠지만 별 문제 없는 경우 자켓 4만원 대 + 내피 2만원 대 해서 총 구입비 7만 내외가 적정가라고 생각함. 내피는 복제면 1만원 대. 근데 이건 요새 은근 구하기가 까다로워져서 좀 더 비싸도 괜찮다 싶으면 ㅇㅋ. 군대 거면 좀 높아지고 2세대면 대략 10선, 견장 없는 거면 그보다 높게 정도 아닐까 싶다. 그외 제조국의 슬림핏 같은 건 다른 좋은 거 많은데 굳이 이걸이라는 생각. 아무튼 위 가격보다 많이 비싸면 그냥 좀 더 돈 모아서 브론슨 같은 걸 구입하거나 아니면 야상 말고 다른 좋은 아우터 찾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음. 중고 옷의 경우엔 인기가 많아서 가격이 치솟거나 하면 그냥 관두는 게 여러모로 마음이 편하다.
 
아무튼 저렇게 입고 다니면 바지가 약간 문제가 된다. 치노 종류를 입으면 너무 밀리터리 분위기고 청바지를 입으면 너무 전형적이기 때문이다. 짙은 바지를 입으면 우중충해 짐. 체크 울 슬랙스 같은 걸 입으면 너무 군대 분위기는 안 나서 그래도 좀 산뜻한 기분이 들기는 하는데 가지고 있는 게 별로 없어서 매칭이 쉽지는 않다. 일할 때 제일 좋았던 건 밝은 그레이의 헐렁한 저지 팬츠이긴 했다. 아무튼 이렇게 겨울을 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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