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 필로가 컴백을 했다

무수한 소문이 있었던 피비 필로가 드디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10월 30일자로 홈페이지(링크)에 여러 제품을 올리며 컴백을 알렸는데 인스타그램은 그냥 비워놓은 게 약간 재미있음.

 

SS, FW 시즌제를 관두고 A1, A2 이런 식으로 에디트라는 이름의 릴리즈 방식으로 나오려는 듯. 아주 조금 만들고 비싸게 판매하는 식으로 갈 거라고 한다. 현재 많은 제품이 솔드아웃 상태. 6200파운드짜리 커다란 가죽 백 같은 거 남아있는 듯.

 

이번 릴리즈를 보면 역시 시대를 잘 따라가고 있어서 예전 느낌이 크게 나지 않는다 + 미래 지향적 스트리트 패션을 반영해 고급 패션을 만들어 보려는 근간의 패션에서 딱히 멀리 나아가진 않았고 그런 종류의 기시감이 상당히 짙고 현재 패션의 허를 찌른다, 남들과 확실히 다르다 그런 이미지가 크진 않기 때문에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다는 생각 정도. 

 

사실 피비 필로의 컴백을 두고 흥미로웠던 건 패션이 과거 전설의 재래를 워낙 좋아하긴 한다지만 이분의 컴백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예상보다 훨씬 많고 + 그래서인지 나온다더라, 나온다더라 하는 미디어의 반복 재생이 굉장히 많았다는 점이다. 2010년대를 휙 휩쓸고 지나간 이미지가 매우 강렬하고, 패션계 내부에서 나온 스타 디렉터가 점점 줄어들고, 변주의 폭이 넓지 못한 스트리트 계열 하이 패션이 적당히 지겨워지고, 뭐 좀 확 마음을 끄는 신박한 게 등장하지 않을까 등등이 결합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계속 나온다고 하니 과연 피비 필로 이름이 붙은 패션이란 어떤 세계일지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