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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이 망가지는 계절, 우산

by macrostar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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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일인 거 같은데 유니클로에서 우산이 나온 이후 계속 그걸 구입해 사용했다. 수명은 1년, 2년 간 적도 있고 금세 망가진 적도 있다. 이번에 쓴 건 꽤 오래 갔다. 처음에 유니클로에서 우산을 샀을 때를 되돌아 보면 망가졌을 때 고심할 필요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나 같은 걸 살 수 있는 대형 브랜드의 공산품, 문제가 생겼을 때 분명하고 명확하게 호소 / 항의할 곳이 있음 등의 이유가 있었다. 당시에 저렴하게 구할 만한 건 문구점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종류 정도였는데 구입할 때마다 품질이 들쑥날쑥이었다. 그런 고민이 해결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유니클로 우산의 디자인도 꽤 많이 변경되었다. 어느날 빙글빙글 도는 버전이 나왔고, 매년 미세하게 뭔가 달라졌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버전은 우산살이 약간 이상한 형태다.

 

 

이건 더 예전 버전의 사진을 퍼온 건데 사진 오른쪽에 보면 알루미늄 줄이 한 번 휘어져서 우산 살에 결합되어 있다. 이게 바람이 조금만 강하거나 어디서 충격을 받으면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매번 들여다 보며 고정을 다시 해줘야 한다. 안 해줘도 쓸 수는 있는데 어딘가 모양이 틀어진다. 내부 균형이 틀어진다는 건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요즘 나오는 버전은 방식이 약간 바뀌어서 저 부분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다.

 

아무튼 이걸 고정해 주고, 사용하고 나면 완전히 말려서 우산 집에 보관하고 등 정도만 신경 써줘도 가방 안에 매일 던져놓고 다니는데 몇 년을 쓸 수 있었다. 그렇지만 태풍 카눈 + 언제나 강풍이 부는 합정역 푸르지오와 메세나 사이를 폭우 속에서 걷다가 뚝 하고 부러져버렸다. 뭐 단지 한 번의 강풍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내부에 쌓여온 피로가 있었겠지. 

 

이전에 하나 더 문제가 있었는데 햇빛이 너무 강해서 양산 대신으로 사용할 까 했는데(이 우산도 UV 차단 몇 퍼센트 이런 게 적혀 있다) 자외선은 차단하는지 모르겠지만 암막이 아닌 얇은 폴리에스테리 천은 열을 고스란히 전달해 버렸다. 그래서 우산 + 양산 2체제로 가기로 결정하고 양산을 구입했는데 우산도 부러져 버린 것.

 

유니클로에 가봤지만 요즘 나오는 우산은 29900원이다. 그 사이 많이도 올랐네. 유니클로 우산에 29900은 어딘가 억울한 기분이 들어서 바로 근처 올리브영에서 자체 PB 우산이 있길래 구입했다. 대형 브랜드 공산품 대안을 찾고자 예전에 갔을 때는 편의점 같은 데서 파는 무거운 2단 우산 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올리브영 브랜드로 우산은 1만원, 우양산 버전은 더 가벼운데 15000원이 있었음. 천이 좀 별로인 거 같긴 하지만 더 이상의 검토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것과 파라체이스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우양산으로 새로운 2체제가 완성되었다. 거의 십 몇 년 만에 강수 및 햇빛 대비 체제의 변경이 있었다. 아직은 테스트 중이라 이 체제가 고정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당분간 이렇게 갈 예정이다.

 

저렴한 공산품 우산이라는 게 은근 구하기가 어렵다. 물론 비용을 더 들이면 좋은 게 많고 특히 아웃도어 브랜드 같은 데 보면 흥미로운 제품이 많다. 예를 들어 일본 노스페이스에서는 올해 모듈 엄브렐라라는 게 나왔다.

 

 

분해 및 부품 교환이 가능한 우산이다. 사실 이 정도 번거롭고 귀찮은 수준이면 좀 그렇기는 한데 이런 아이디어가 확산되면 재미있는 게 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거의 1만엔이고 국내에서는 스페어 부품 교체도 쉽지 않을테고 문제가 많음. 사실 이 우산의 마음에 드는 점은 스페어 우산살 보다 우산 케이스 보관이다.

 

 

이 아이디어를 내신 분도 우산 케이스가 매번 사라져서 찾아다니는 고통을 겪으신 분이 아닐까. 유니클로 현행 버전 같은 경우 버클 클립으로 결합하도록 해놨다. 빤한 제품인 거 같아도 뭔가 노력을 하면 나아지는 게 나오잖아. 우산 매번 똑같은 거 같아도 달라질 부분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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