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하면서 라디오(보이는 라디오를 유튜브로)를 종종 듣는 경우가 있는데 고민 상담 같은 게 나왔다. 작년에 사고 싶은 패딩이 있었는데 재고가 2벌 나왔다 - 근데 얼마 있다가 7% 세일을 한다 - 그 사이에 없어지지 않을까 - 지금 사버릴까 말까 이런 내용. 진행자가 두 명 이었는데 둘 다 사지 말라는 대답. 사실 합리적인 답이긴 하다. 여름에 패딩 사라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받아도 입어보기도 덥고 짜증나서 입어보기도 어려움. 겨울이 오면 취향이 바뀔 지도 모른다, 여름이 깊어가고 2개가 계속 팔리지 않으면 더 싸게 나올 수도 있다 등등.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사버려라. "어떤 옷이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런 일이 자주 오진 않는다. 물론 보는 옷마다 저거 마음에 드는 데 하는 사람이라면 예외. 어쨌든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영영 떠나간 걸 꽤나 오랫동안 아쉬워할 수도 있다. 고민하는 게 비용이기도 하다. 고민의 비용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위 폴로 패딩은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 패딩 중 하나. 몇 가지 있는데 노스페이스 눕시와 후디 아콩카구아 일본판 그리고 시에라 다운 미국판, 파타고니아 후디 다운스웨터 같은 것들. 더 좋은 게 세상엔 잔뜩 있겠지만 그런 건 상상으로도 무리. 새것도 애초에 무리. 저 폴로 패딩은 참 둔하게 생겼는데 왠지 정이 간다. 아마도 일본판. 비슷하게 생긴 건 많지만 가벼운 립스톱 나일론은 은근 드물고 중고 매장에 나오긴 하는데 엉망이든지, 비싸든지. 아무튼 옷에 대한 감정을 소중히 해봅시다. 그래야 오랫동안 입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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