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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도시, 현대 속옷

by macrostar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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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훑다가 세련된 나이트웨어, 여성용 훈도시 뭐 이런 기사를 봤다. 패션스냅의 기사로 원문은 여기(링크). 훈도시라면 일본 사극이나 마츠리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허리 끈에 앞 부분을 펄럭거리는 네모의 천으로 가린 옷으로 분명 속옷 같은 데 이걸 속옷이라고 부를 수는 있는 옷인가 싶은 뭐 그런 옷이다. 위 기사에 간략한 역사가 적혀 있는데 원래는 귀족이나 입는 고급 옷이었고(천 자체가 너무 비싸 옷이란 모두 비싸던 시절), 에도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민에게도 침투했는데 남성 작업복으로 입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옷은 현대화와 더불어 '오래된', '남자 냄새', '부끄러운' 같은 이미지와 함께 하게 되며 관습 아이템이자 코스프레 용이 되었다.

 

변화가 찾아온 건 2008년, 와코루의 자회사 우네 나나 쿨에서 여성을 위한 훈도시 나나후를 전격 출시하게 된다.

 

 

착용 방법.

 

 

이런 느낌.

 

 

 

나나훈은 상하 세트. 우네 나나 쿨에서는 스트레스 프리 속옷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접근을 하다가 와이어리스 브라를 먼저 만들고 조이지 않는 브리프가 뭐가 있을가 하던 중 훈도시로 나아가게 되었다. 위에서 남성 작업복을 이야기했지만 여성용 속옷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고 하니 완전 이상한 발상은 아니다. 보통 훈도시하면 생각나는 엉덩이 부위를 조여서 드러내는 타입은 육척 훈도시라고 하는데 나나훈은 엉덩이 부분도 덮는 에치나카 훈도시라고 한다. 낮에 청바지 같은 데 입을 만한 스타일은 아닌 거 같고 밤에 잠옷에 맞춰 입는 편안한 속옷 정도로 기획된 듯 하다. 개방감이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 뭐 그런 이야기.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2장으로 속옷 일체형 반바지인 토토노 팬츠라는 게 있다는 기사(링크)를 읽다가 예전 기사가 관련으로 떠서 읽어보게 됨. 토토노 팬츠라는 건 그냥 안에 속옷이 붙어 있는 운동용 반바지하고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좀 더 편안하게 만들고 여차하면 집 앞에 입고 나갈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든 거 같다. 원마일 웨어라면 사실 이런 게 나와야지. 일본이 워낙 습하고 더운 여름의 나라라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구나 싶고 스테테코 같은 옷도 그렇지만 전통 의복을 현대화하는 여러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속옷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속적삼, 다리속곳 등이 있는데 사실 많이 익숙하진 않다. 재미있는 게 다리속곳이라는 전통 속옷이 가장 안에 입는 속옷인데 고구려 쌍영총의 씨름도에 나온 장사 두 명이 입은 옷과 모양이 같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그런데 씨름도는 각저총에 있다는 데...

 

 

뭐가 잘 보이나 싶지만 연구가 있으니까 저런 언급이 있겠지. DBPIA에 보니까 "조선시대 여자 전통 속옷의 현대 잠옷 실용화를 위한 실태조사"라는 논문도 있다(링크).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도 전통 한복 등이 나오고 있으니 누군가 연구를 하고 있지 싶다. 여기도 역시 덥고 습한 나라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니 잠옷으로 수요는 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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