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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위기의 발렌시아가

by macrostar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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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기는 뎀나 바잘리아 쪽이지. 발렌시아가야 뭐 케링이 알아서 잘 살려 놓을테니까. 아무튼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제가 된 광고 캠페인은 두 개로 하나는 본디지 테디 베어를 손에 쥐고 있는 어린 아이의 사진. 차일드 포르노가 연상되는 광고다. 또 하나는 아디다스와 콜라보 가방 광고인데 가방 아래 놓여있는 문서는 아동 포르노의 광고 활용이 수정헌법 제 1조를 위반할 혐의는 없나에 관한 대법원의 문서라고 한다.

 

 

보다시피 두 광고는 연결되어 있고 대놓고 도발을 하고 있다. 한때 패션 브랜드 특유의 성적, 인종적, 민족적 농담은 패션이라는 창조성이 극단적 자율성에서 가능하다는 이유로 무난히 받아들여졌다. 사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하이 패션의 본진 유럽의 백인들이 자기들끼리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멋대로 떠들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인으로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거에 가깝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반발은 요새 말로 농담인데 왜 이리 민감해 같은 말로 무마되거나, 멋지고 유행인 옷을 내놓으면 잊혀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불매 운동도 있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도발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고여있는 패션계에서 옳은 소리만 하고 살면 '크리에이티비티'력이 줄어들까봐 걱정인 건지 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뎀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한 건 자기 일도 아니지만 자기가 당해봤던 고통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 시즌을 온통 할애하더니(링크) 아동 성착취처럼 자기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없어진 일에는 이토록 둔감하다. 패션 하신다는 분이 이렇게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야... 이들의 상상력이라는 게 보통 이렇다. 인종차별, 성차별 모두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농담의 대상이 되고 아무 말이나 지껄인다. 

 

뎀나 바잘리아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관심이 있는데 일단 반유대주의 발언 같은 걸 하지 않았으니 기업의 압박을 받을 일은 별로 없을 거 같다. SNS를 중심으로 보이콧발렌시아가가 퍼지고 있지만 신발 몇 개 태우면서 욕하다가 밈이 지나가고 나면 딱히 세력화할 수 있는 나라나 민족, 단체 등 세력이 없기는 하다. 중국 욕을 한 것도 아니니 과격한 불매 운동이 될 거 같진 않다. 이렇게 보면 소비자의 적극적 행동에 의해 형성되는 하이 패션의 사회적 정치적 영향이라는 건 역시 얄팍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를 나간 걸 보면 케링이 뭔가 큰 범위의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는 듯 한데 겸사겸사 핑계거리도 생긴 거 아닌가 싶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도 아동 포르노로 쫓아내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건 사과로 마무리를 하고 그 다음에 움직이는 게 미래에 봤을 땐 조금 더 나은 모양새일 수도 있겠다.

 

2022년 최고의 브랜드가 레트로의 미우미우고 어그와 Y2K 트렌드, 뎀나 바잘리아의 광고, YSL의 마돈나 섹스 재부각 등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하이프의 시대는 끝이났고 다시 델리킷한 패션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구매력을 잠시 보류하고 보게 된 건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카니예 웨스트는 끝없이 헛소리를 하는 2022년 말의 메인스트림 패션은 패션 구경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재미가 없어 보인다. 의욕이 있는 사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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