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DU 자켓과 퍼티그 팬츠

by macrostar 2022. 11. 16.
반응형

BDU 자켓과 퍼티그 팬츠를 좋아한다. BDU 자켓은 배틀 드레스 유니폼 약자인데 예전 미군 군복이다. 미군 군복 상의라면 종류가 아주 많지만 그냥 네모 포켓 네 개 붙어 있는 버전이 가장 좋다. 보통 이걸 BDU 자켓이라고 부르기로 합의가 되어 있다. 여기서 주머니가 사선으로 붙어 있으면 정글 퍼티그 자켓이 되는 데 그건 별로다. BDU의 매력은 네모 반듯한 생김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BDU. 언제 쯤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라벨이 하얀 걸 보니 봄여름 시즌에 나온 건가보다. 가을겨울 시즌은 라벨이 블랙이다. 근데 위 사진의 옷은 가슴 포켓이 애매하게 작다.

 

아무튼 BDU는 면 100%부터 혼방, 울, 나일론 100%까지 다양한 소재가 나온다. 코튼도 립스탑, 트윌 등등의 버전을 찾을 수 있다. 흔하지 않지만 파르티멘토에서는 가죽으로 BDU를 만든 적이 있고 이스트로그에서는 다운 BDU를 만든 적이 있다. 컬러도 그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변종이 존재하지만 생긴 모습에 있어서는 가능한 원래 그대로 생긴 게 좋다. 이런 확립된 디자인은 가능한 내버려 두는 게 좋다. 무신사 스탠다드부터 엔지니어드 가먼츠나 오슬로우 등등 가격대도 다양하다.

 

패션의 무의미함에 질려버리거나 그냥 만사가 다 싫고 귀찮다면 이것만 골라가면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무던하고 기능적이고 효과적인 생김새다. 

 

 

극히 개인적이지만 팔 뒤에 덧댐이 없는 건 별로다. 이건 무조건 있는 게 좋다. 그래야 BDU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그게 아쉽다. 예전에 잠깐 고민하다가 저게 없어서 관뒀다. 나중에 나오겠지 싶긴 하다. 립스탑 - 코튼 - 덧댐 버전을 부디 내주시길... 코로나 유틸리티는 훌륭한 옷을 만드는 회사지만 이 팔 덧댐을 싫어하는 거 같다. 심플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곳들, 혹은 불필요하게 보이는 부분을 제외해 원가를 절약하려는 브랜드들이 저걸 뺀다. 하지만 저게 있어야 저 밋밋한 디자인에 변화가 만들어지고 애정이 깊어진다.

 

 

여기에 맞는 바지도 있다. 보통 BDU 팬츠, 퍼티그 팬츠, 베이커 팬츠 검색하면 나온다. 이것도 무던하다. 퍼티그 팬츠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그건 바로 버튼 플라이다.

 

 

이것도 그냥 퍼티그는 버튼 플라이 이런 식이지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BDU 계열의 옷은 단추를 하나씩 잠그며 오늘도 잘 살자! 결심하는 매력이 있다. 지퍼는 편하긴 해도 BDU에는 별로다. Gung Ho의 기본 퍼티그에 대한 가장 큰 의아함은 왜 지퍼냐는 거다. 퍼티그에 대해 할 말 많은 브랜드잖아. 왜 그러는거야.

 

위 사진은 아란(Aran)의 2022년 FW 컬렉션이라고 한다. 망한 줄 알았는데 아직 나오는구나. 저 바지는 원래 무슨 잡지랑 기획해서 내놓았던 건데 인기가 많아서 계속 내고 있다고 한다. 나도 하나 있는데 좋아한다. 사실 오늘 입고 나와서 이런 글을 문득 쓰게 되었다. 아란의 문제점이라면 바지는 계속 내면서 BDU 자켓은 내놓지 않는거다. 셋업을 만들게 해줘.

 

자켓과 바지를 같은 색으로 구입해 셋업으로 입으면 군인이나 공장 작업복 이런 느낌이 살짝 나긴 하지만 그런 선입견을 빼고 바라보면 꽤 점잖게 생겼다. 이 셋업 차림이 조금 더 세상에 퍼져 자리를 잡길 바란다. 너무 단조롭다고 느껴지면 밝은 이너나 예쁜 운동화를 신으면 되지 않을까. 머플러도 도움이 된다.

 

이 셋업을 기본으로 추울 땐 위에다 코트나 다운을 입으면 되고 더울 땐 나일론 립스톱 버전의 반팔 BDU를 입으면 된다. 살짝 큰 사이즈에 안에 후드를 입으면 환절기를 잘 보낼 수 있다. 작은 사이즈는 다루기 쉬운 셔츠의 대용품이 된다. 바지야 뭐 흙밭을 구르든, 강물에 뛰어들은 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 옷이다. 물론 등산 갈 때는 입지 않는 게 좋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