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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로에베와 토토로

by macrostar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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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토토로 캡슐 컬렉션을 내놨다. 제품이 꽤 다양한데 백팩, 토트백, 크로스백, 지갑, 몇 종류의 옷 등등이다. 

 

 

 

 

로베에니까, 가죽 가방에 그려져 있는 건 프린트가 아니다.

 

 

 

 

토토로니까 기본적으로 귀엽게 생긴 프린트가 들어있는 건 당연하겠지만 좀 지나치게 귀엽다. 초록색, 하늘색, 노란색 미니 핸드백을 보고 있자니 어린이 용품샵에서 아이들을 홀리고 있는 바로 그것들이 생각난다.

 

말하자면 어린이 굿즈를 로에베 특유의 최고급 소재와 기술로 복원해 냈다. 어린이 대상은 아닌데 어린이를 꿸 수 있긴 할 거 같다. 어린이 대상의 하이 퀄리티 패션 이런 부분에 마음이 약간 복잡 미묘한데 이 지나친 공들임을 어떻게 봐야할 지 잘 모르겠다. 물론 귀엽게 생기긴 하다.

 

아무튼 이런 건 얼마 전 올렸던 노스페이스 구찌가 캠핑, 아웃도어의 세계의 일부 아이템을 지나치게 공들여 만들며 모사(링크)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캠핑을 가는 사람이 노스페이스 구찌를 입을 수 있고, 유치원에 가는 어린 아이가 로에베의 토토로 가방을 들 수도 있다. 이 모사는 그러므로 디오라마지만 실재와 재현이라는 양쪽 세계에 걸쳐 있다. 기차를 공들여 모사한 기차 모형을 실제로 타고 있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이것들은 하지만 실제로 캠핑의 옷, 어린이 가방, 진짜 기차가 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먼발치고, 먼발치여야만 한다. 하지만 프라다의 최근 옷(링크)을 보면서 생각했던 건 이들이 실제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할 생각인지를 잘 모르겠기는 하다. 루나 로사는 분명 선수들이 입었다. 그렇지만 리네아 로사가 재현하며 지향하는 세계는 과연 무엇일까. 또한 그걸 입은 사람들이 실제로 갈까. 보낼 생각이 있을까. 조나단 앤더슨은 저 가방을 어린 아이의 손에 쥐어주고 유치원에 보낼 생각인걸까. 

 

 

 

 

 

이런 레더 라이더 재킷은 약간 재미있다. 까만 밤 하늘 아래 잔디밭 같다. 저런 걸 입은 거친 폭주족 같은 것도 나름 재미있지 않을까. 토토로 인형 같은 걸 등에 달고 있으면 좀 무서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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