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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SUAVE 캐러멜 전문점

by macrostar 201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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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非패션 이야기입니다. 왠지 존대어로 쓰고 싶어 지네요. 심심하니까 괜히 열심히 써봅니다.

 

Caramel을 한국말로 어떻게 쓰는건지 궁금해 찾아봤더니 '캐러멜'이군요. 그래도 '캬라멜'이 아무래도 좀 익숙합니다. '캬'라는 글자에서 단맛이 느껴지는거 같아서 더 좋아요. 그래도 캐러멜은 캐러멜이죠.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진Jin님께 홍대에 캐러멜 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짝 궁금해하다가 오늘 가봤습니다. 서울역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시간이 좀 비더라구요.

 

사실 이제는 단 음식에 크게 흥미가 있는 건 아닌데 가로수 길에 수제 초콜렛도 사다 먹어보고, 메리스나 노이하우스 초콜렛도 사다 먹고, 파파버블 사탕도 사다 먹고, 한남동 UN 빌리지 앞에 티케스던가 거기 피칸 파이도 사다 먹고 하는 거 보면 여전히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대략 6개월에 한 번 정도지만 생각날 때가 있죠. 

 

 

 

어쨋든 캐러멜입니다.

 

캐러멜 하면 아는 거라고는 모리나가랑 오리온 밀크 캐러멜, 그리고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하나에 10원 씩 팔던 캐러멜 밖에는 없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맨날 그거 쳐먹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콜라 중독에 헤매다가 내 치아는 요 모양 요 꼴이 되었죠....

 

가게는 홍대 서교 초등학교 주변을 빙 두르다 보면 보입니다. 영어로 SUAVE고 한글로는 수아브라고 하더군요. 가게 주인장은 프랑스에서 캐러멜 장인에게 혹독한 수련을 받아가며 한국에 진짜 캐러멜을 전하기 위해... 가 아니라 디자인 전공하신 분이랍니다.

 

 

위에 화살표 표시해 놓은 곳입니다. 지도를 이상한 지점에서 잘랐더니 어디인지 한 눈에 안들어오네요. 죄송합니다. 다음 지도 로드뷰에서 찾아보면 2011년 4월 사진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때는 이 가게가 없었어요. 그냥 빈 가게만 보입니다. 6월에 오픈했다고 하더라구요.

 

 

이건 인테리어 하신 분이 홍보용으로 올려놓은 사진입니다. 인테리어 하신 분이 SUAVE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올려놓으셨더군요. 그 블로그에 보면 주방 안쪽에 붙어있는 캐러멜 레서피가 멀리서 보여요. 하지만 비밀이라는군요.

 

 

 

가게는 의자 이런 거 없이 그냥 사들고 나오는 타입입니다. 캐러멜을 비롯해 마카롱하고 누네띠네의 고급판 비슷한 작은 파이를 팝니다. 뭘 좀 더 파는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캐러멜은 역시 가격이 좀 되요. 10개를 사면 5800원인데 그거보다 더 사면 개당 가격이 조금 싸지고, 덜 사면 조금 비싸지고 그럽니다. 조막만한 설탕 덩어리가 한 개에 600원 꼴이니 싸다고는 할 수 없죠. 10개를 달라고 했고 그냥 인기 많은 거로 섞어주세요 했습니다. 제가 고른 건 한 가지, 말차였어요.

 

대략 20가지 다른 맛들이 있습니다. 2시간 정도 있다가 먹을 거라고 했더니 아이스팩 같은 거랑 함께 포장해 주더군요.

 

 

이런 모습입니다. 누네띠네 하이퀄러티 판도 하나 사봤습니다.

 

 

 

 

캐러멜은 이렇게 생겼어요. 크기는 예의 문방구 10원 짜리와 거의 비슷한 사이즈고, 초록색이나 검정색 계열 맛이 들어간 게 아니면 색도 사실 비슷해요.

 

시나몬과 검은깨(B-Sesame라고 써있어서 뭔가 했습니다)를 먹어봤는데... 생각한 거하고 완전 다른 맛이 나더군요. 생경하고 입 돌아가는 단 맛을 예상했는데 사실 그렇게 달지는 않고 시나몬과 깨 맛이 강했습니다. 그것도 뭔가 캡슐에 둘러쌓인 듯한, 노골적이지 않은 맛입니다. 굉장히 은은해요. 그리고 물컹물컹합니다.

 

전반적으로 캐러멜하면 직선적이고 노골적인 맛을 예상하게 되는데 많이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류의 캐러멜을 처음 먹어본 거라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여기만 이건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튼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다만... 저는 두 개가 한계네요. 맛이 있냐 없냐 하면 있다지만, 더 먹을래 말래 하면 이제 그만이었습니다. 홍차나 아메리카노와 곁들여 일주일에 두 개 정도면 딱 괜찮은 레이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저 누네띠네 고급판도 꽤 맛있더군요. 쫀득과 바삭 사이의 아주 교묘한 균형점에 바르게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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