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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플란넬 셔츠

by macrostar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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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생긴 무늬 따라서 체크, 플래드, 타탄 등 여러 용어를 쓰지만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역시 체크 셔츠다. 제목엔 플란넬을 붙였지만 따지고 보면 그냥 체크 셔츠. 가지고 있는 옷의 인벤토리 중 유난히 비율이 높은 게 청바지와 체크 셔츠다.

 

 

요 몇 년 간 좀 쓸데없이 옷을 많이 들여 놓은 경향이 있다. 예컨대 체크 셔츠의 경우 대부분 유니클로 가판이다. 1만원, 5천원 여러가지. 그리고 중고 사이트 같은 걸 뒤적거리다가 역시 1만원이니까, 5천원이니까, 밥 한 번 먹지 말지, 게다가 셔츠는 오래 입는 옷이니까 하는 식으로 한 둘 씩 들여놓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 체크 셔츠의 재미있는 점 이라면 처음 본 것도 옷 걸이에 거는 순간 몇 년은 저 자리에 있었던 거 같은 안정감을 뽐낸다는 거다. 낯선 체크, 특히 낯설고 신선한 체크 면 플란넬 셔츠 같은 건 세상에 없는 거 같다. 

 

체크 셔츠를 좀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될 바에야 반 정도는 단색 옥스퍼드 셔츠 같은 걸로 가지고 있는 게 균형이 맞지 않나싶기도 한데 이제와서 되돌릴 수도 없다. 좋아하는 건 두꺼운 면 구식 플란넬이다. 두터움도 좋고 세탁하고 마를 때 살짝 딱딱하게 굳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계절이 좀 문제인데 봄, 가을에 입어야 하지만 텀이 점점 짧아지고 있고 겨울에는 사실 울 셔츠 같은 걸 입는 게 더 따뜻할 거다. 하지만 울 셔츠 같은 건 없다. 올해는 어쩌다 보니 아직 플리스 류를 한 번도 입지 않았고 계속 울 스웨터만 입고 있는데 그래서 셔츠를 더 자주 입고 있다. 뭘 입고 있는지도 잘 생각나지 않는 익숙함이 장점이다. 그럼에도 빼먹으면 하루종일 어딘가 살짝 더 추위에 떨게 된다. 하여간 추운 건 싫다. 

 

아무튼 그래서 딱 10벌이다. 이 정도면 정말 오래도록, 분명 앞으로도 딱히 더 필요없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쿵 저러쿵 떠들었지만 체크 셔츠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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