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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올 2020 SS의 숲

by macrostar 2019.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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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디올 2020 SS 패션쇼의 캣워크는 숲, 정글, 가든으로 꾸려졌다. 이런 저런 나무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모델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Vogue에서.

 

 

동선이 좀 복잡했기 때문인지 중간에 길을 살짝 혼동했던 모델이 한 분 보였고(더 있었을 거 같다), 부딪칠 뻔해서 속도 조절을 한 모델도 있었는데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 기계적인 느낌도 있었다. 물론 모든 패션쇼는 거의 똑같은 템포로 걷지만 약간 정도는 어긋나도 크게 뒤틀리는 부분은 없는데 요새는 동선이 복잡한 패션쇼가 많아서 아주 일정해야 매끄럽게 떨어진다.

 

 

 

숲이 등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하는데 우선 지속 가능한 패션의 측면. 지구는 소중하고 더욱 소중해지고 있는데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니까. 파리 기반 환경 디자인 컬렉티브인 Coloco(링크)와 협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콘템포러리 랜드스케이프 크리에이션스라고 되어 있군. 

 

 

아예 숲으로 찾아가지 않는 한 패션쇼장에 진짜 나무를 가져다 놓는건 어디서 왔냐, 어디로 가냐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샤넬의 쇼에서는 고목들을 뽑아다 심어놔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사건과 그에 대한 비판은 그 다음에 비슷한 걸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맨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이 나무들의 뿌리가 감싸져 있는데 쇼가 끝난 후 여기저기로 옮겨져 심는다고 한다. 또한 다 같은 유럽 나무가 아닌데 이 역시 디올 패션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또 하나는 캐서린 디올. 크리스찬 디올의 동생인 캐서린 디올은 2차 대전 때 프랑스에 기반을 둔 폴란드 정보기관의 요원이었고 1944년 나치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고 라벤스브뤼크 강제 수용소로 끌려갔다. 12만명이 수용되었고 6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 수용소에서 캐서린 디올은 다행히 살아남아 전쟁이 끝나면서 석방되었다. 그리고 이후 가드너, 보내니스트가 되었다. 미스 디올 컬렉션에서 미스가 바로 이분이다. 참고로 크리스찬 디올 형제자매 중 레이몬드 디올의 딸 프랑소와 디올은 전쟁 후 네오나치의 자금줄이 되었고 영국의 네오 나치 리더 콜린 조르단과 결혼했다. 캐서린 디올은 조카 프랑소와 디올과 공개적으로 거리를 뒀다고 한다. 어쨌든 문명의 대충돌, 또 다른 방식의 지구 파괴에 이어 식물로 돌아간 캐서린 디올의 삶은 지금 엉망이 되어 가고 있는 지구에 역시 교훈이 된다.

 

 

 

요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 패션은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꼭 볼 걸 권하고 그러므로 옷 이야기는 여기서는 생략하는데 패션쇼를 보면서 셔츠에 로고가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잘도 붙여놨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V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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