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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보고 함께 떠들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by macrostar 201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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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 계획은 별로 인기가 없어서 일단 취소되었습니다. 시간이 급박했고 준비를 부실하게 한 탓이겠죠. 아무튼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충해서 추진해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사실 패션책 읽고 함께 떠들기를 하는 건데 겸사겸사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패션쇼 보고 함께 떠들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일단 주어진 건 4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겁니다. 첫 책으로 헤비듀티를 선정했습니다. 헤비듀티를 선정한 이유는 이게,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즈음에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이 지금의 패션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패션에 대한 태도의 측면에 있어서 히피 마인드가 승리했고 사실 제 생각보다 훨씬 크게 변화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미투, 다양성, 자기 몸 긍정주의, 트럼프 집권 후 이민자 문제, 메인스트림이 된 힙합 문화, 시크한 서브컬쳐 등등의 흐름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남보다 자기 시선을 더 중시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패션은 자기 시선만 가지고 성립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보여지는 거고 효용이 있으니까 그렇게 돈을 많이 쓰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기반은 상당히 불완전합니다.

 

 

베트멍 2019 FW

 

망하고 붕괴될 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불완전한 모순들이 하이 패션을 만들고 있는 독특한 시기라는 거죠. 패션은 어떻게든 팔아먹을 구석을 찾아냅니다. 시대에 따라 특이점이 만들어질 뿐이죠. 물론 예전의 패션, 예전의 방식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뭐가 있나요. 무엇이든 이렇게 변해가고, 그러다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이전의 체계와 방식은 옛날 일이 되죠. 

 

사실 헤비 듀티는 패션 입장에서 보면 메타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 그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 나온 내용들은 엄격한 헤비 듀티 패션을 추구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쓰여졌고 어떤 태도를 담고 있나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이야기를 해 보는 게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첫 번째 선정 도서에 대한 이야기고요, 사실 이후의 일정에 대한 책도 함께 게시를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마땅한 책이 없어요. 제 책을 하는 건 어딘가 좀 민망하고 함께 스타일링 북 같은 걸 보기도 좀 그렇죠. 패치 앤 멘딩 같은 책을 선정해 실습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긴 한데 저도 함께 배우는 입장이라 그런 것도 좀 그렇죠. 또 영어 책 같은 걸 선정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일단 한 달 동안 읽기엔 제 자신도 버겁기도 하고 뭘 그렇게 까지... 라는 생각도 들고요. 

 

 

구찌의 광고 캠페인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는 잡지의 아티클, 단문 같은 걸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혹은 억지로라도 책을 선정해 그걸 함께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생각하고 있는 중심은 이게 아닙니다. 해보고 싶은 건 패션쇼를 보면서 함께 떠들어 보는 겁니다. 일단 생각은 유튜브에 거의 다 있으니까 5, 6개 정도 지금 보면 괜찮을 패션쇼를 선정해서 우선 링크를 공유하고, 한 달이 지난 후 그걸 다시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패션쇼 말고 광고 캠페인이라든가 요새는 패션 브랜드에서 내놓는 영상도 많으니까 그런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저는 패션쇼를 선정하고, 왜 지금 이걸 보는지, 패션쇼의 백그라운드(브랜드에 최근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런 걸 내놓았다), 눈여겨 볼 것 등을 먼저 이야기하고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가장 큰 건 과연 패션쇼를 보고 할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즉 뭘 살까가 아니라 집단 감상의 대상으로 패션쇼가 가능한지 여부가 아직 불명확합니다. 옷을 하나 하나 들여다 보는 건 MD나 디자이너도 아닌 일반인 대상으로 별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영화처럼 내러티브가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옷만 나오기 때문에 사실 좀 지루한 부분이 있죠. "왜 저런 걸 지금 냈을까"를 한 달 동안 멋대로 추측해 보고 그걸 이야기하는 건데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책하고는 조금 다르죠. 이런 부분은 해나가면서 알 수 있는 거라 지금은 뭐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15분에서 20분 남짓 되는 몇 가지 패션쇼를 진지하게 시청해 보는 일은 분명 책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보려는 거고요.

 

일단은 기회가 생겼으니 트레바리의 틀 안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잘 되면 계속 하고, 패션쇼는 계속 되니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겠죠. 빌려쓸 수 있는 장소를 찾아 각출해서 하는 방법도 있긴 한데 품이 너무 들죠.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재미있는 일이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새 좀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링크(링크)를 잘 읽어보시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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