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2 11:07

최근에 발간한 책 일상복 탐구(링크)에서 내내 하고 있는 이야기이긴 한데 생각난 김에 잠깐 정리. 예컨대 멋지고 예쁜 건 시간과 장소에 따라 계속 변하고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섞인다. 이건 평균, 혹은 대세의 이야기고 또 그 속에서 각자의 사람들은 각자의 멋지고 예쁜 것 혹은 패션으로 만들 수 있는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찾아간다.

 

결국 이건 각자의 이야기로 수렴될 수 밖에 없다. 각자가 생각하는 멋지고 예쁜 걸 찾는다. 예전에는 개성의 발현이라고 했고 요새는 다양성이라고 많이 부르는 바로 그것이다. 다양성이라는 말은 타고난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의 발현보다는 더 포괄적인 느낌이 있다. 아무튼 이렇게 다들 각자 멋지고, 각자 예쁘다는 걸 좋아하고 입는다.

 

이것은 그냥 내 트위터의 패션 관련해 만들어 놓은 리스트의 가장 최근 사진 3장.

 

물론 이건 각자의 세계이지만 다른 사람, 다른 문화, 다른 패션의 영향을 받는다. 이걸 얼만큼이나 받을 것인가 하는 건 개인의 태도, 취향에 달려 있다. 남이 입은 걸 보고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각자의 패션 세계는 넓어진다. 자기 만의 깊고 넓은 세계를 만들어 낸 사람의 착장에 호감이나 존경을 가지고 그 태도를 배우며 따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있다. 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게 있고, 나라면 절대 사지도 입지도 않을 착장을 사실 자주 본다.

 

그런 건 안 멋지고, 안 예쁘고, 못 생긴 게 아니다. 그냥 무시, 무관심, 스루, 애초에 알아챌 수도 없는 영역이다. 뭔지 전혀 모르겠는 걸 보고 있을 이유도, 혹은 기분이 나쁠 이유도 없다. 알 수도 없는 것을 평가할 방법도 없다. 혹시나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아마도 거기 뭔가 재미있는 게 있기 때문일 거다. 그걸 곰곰이 생각해 보며 찾아내는 건 자신의 패션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 점에서 아주 이롭다.

 

아무튼 자기가 그게 좋다는데 뭐라 할 이유가 없다. 시각적 불쾌감 같은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지만 그 영역은 과대 평가되어 있다. 보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안 봐도 되는 걸 굳이 보면서 화를 낼 이유는 없다. 짬뽕을 좋아한다고 해서 중국집 메뉴판에 짜장면이 있는 걸 가지고 화를 낼 수는 없는 법이다. 그저 멋지고 예쁘고를 떠나 더 큰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착장을 강요할 이유도 없고 더 멋진 것이라고 설득할 이유도 없다. "이렇게 하면 더 예쁠텐데 그게 뭐냐" 같은 말은 자기네 집 강아지한테나 쓸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법적으로 규율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건 당장은 어쩔 수 없다. 국내에는 경범죄 몇 가지가 복장을 간섭한다. 인스타의 프리 니플 무브먼트는 계속 유지될 지도 모르고 언젠가 바뀔 지도 모른다. 부당하다고 생각되었을 때 할 수 있는 건 탈퇴 혹은 설득과 시위다. 그리고 혐오적 성격의 경우 관심을 가지고 치워내야 한다 그렇지 않는 모든 경우 남의 옷은 남의 세계다. 즉 멋지다고 생각하든지, 그게 아니면 무관심, 그냥 無.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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