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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단추를 좋아한다

by macrostar 2019.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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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단추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물론 단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울로 된 코트나 면으로 된 셔츠 위에 붙어 있는 단추를 좋아한다.


플라스틱 수지, 조개, 뿔, 뼈 뭐든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금속 단추, 가죽 단추, 고무 단추는 그렇게 까지 좋아하지 않는데 금속은 반짝거림이 너무 과하고(특히 블레이저 같은 데 붙어 있는), 가죽은 일단 그 돔 모양이 별로인데다가 옷의 소재와 겹치는 느낌이고, 고무 단추는 촉감이 별로 좋지 않다. 물론 가공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게중에는 마음에 드는 게 있을 수도 있다.


둔탁한 옷감과 반짝이는 단추라는 이질적인 소재의 조합은 꽤 멋지다. 단추가 더 많아도 곤란하고 더 적어도 곤란하다. 너무 커서 옷을 압도하는 걸 만드는 사람을 이해는 하겠지만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다. 실용적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가릴 필요도 없다. 필요한 만큼 딱 있는 게 적당하다. 울 코트에서 단추의 양은, 면 셔츠에서 단추의 양은 글에서 적절한 농담의 비율, 밥 위에 적절한 부가 양념의 비율과 비슷할 거 같다. 본말이 전도시키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지만 본체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물론 단추가 예뻐서 옷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어쨌든 단추는 어디까지나 맥락 아래 존재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별로 의미가 없다. 혼자서 빛나는 것들도 있지만 그게 거기 있기 때문에, 바로 거기서 등장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것들도 있다. 



요새 느끼는 것중 하나는 유니클로 같은 곳은 말할 것도 없고 어지간히 훌륭한 품질의 옷감에 훌륭한 품질의 단추를 쓴 제조사들도 굉장히 대충 달아 놓고 있는 거 같다. 대량 생산의 시대라지만 이런 부분이 쇠퇴하고 있는 건 아쉬운 일이다. 


예전에 할머님은 옷을 구입하고 나면 일단 단추를 다 떼서 다시 다셨는데 확실히 옷에는 좋겠지만 그건 제조사의 몫이지 소비자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물론 요새 추세를 보면 그렇게 라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해보면 알겠지만 품이 너무 든다. 


그래도 단추는 잘 달려 있어야 한다. 단추라는 건 혹시 분실하면 매우 곤란하다. 게다가 단추를 꿰매고 있는 같은 실을 구하기도 나름 어렵다. 집에다 이렇게 저렇게 맥락없이 구입한 무수한 옷에 달려 있는 버튼 실을 색깔 별로 확보해 놓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데님 옷에 붙어 있는 금속 단추는 나름 괜찮은 방편이긴 한데 용도가 너무 한정적이다. 옥스퍼드 셔츠 같은 데 저런 버튼을 달면 일단 무게 때문에 처지는 문제 같은 것 뿐만 아니라 옷감이 금세 엉망이 될 거다. 


근데 또 얼마 전 느낀 건데 인디고 혹은 새 데님 의류에 붙어 있는 접착제 그리고 철제 금속 단추에 요새 몸이 거부 반응이 있는 거 같다. 몸이 가렵고 막 뭐가 나더라고.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일도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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