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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B 시리즈

by macrostar 2018.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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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번 컬렉션이 끝나고 에디 슬리먼의 셀린느 이야기가 많지만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이야기가 그보다는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쟁적이거나, 뭔가 새로운 걸 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세상에 있는 것 중 쓸만한 것들을 취합해 매우 전투적으로 이 시장에 임하고 있다.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을 여기저기 뿌리는 걸 보고(링크) 대체 뭐하는 걸까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적극적이다.



티시의 버버리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달리고 있다.


우선 시즌 컬렉션. 이번 컬렉션의 경우 버버리 특유의 트래디셔널함과 영국의 서브 컬쳐를 섞어 놨다. 지금이 스트리트 패션 유행은 분명 그 축이 미국에 있고 그 이유는 세계화된 미국의 일상복에 있다. 세계 어딜 가도 프린트 티셔츠, 청바지,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 즉 스트리트 패션이 끌어 올리고 있는 게 서브 컬쳐인가 미국 일상복인가의 문제인데 버버리가 미국 일상복을 선택하긴 어렵다. 그러므로 이런 약간 애매한 결론이 난 게 아닐까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금 트렌드가 서브 컬쳐의 부흥에서 온 걸까, 실제로 그런가, 가져다 쓰는 거고 조금 더 나아가면 당사자를 데려다 쓰는 게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지점에 약간 의문이 있다. 특히 펑크는 펑크에서 힙합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너무나 가까운 과거의 귀환이 아닐까. 사실 버버리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은근 좁기는 하고 차라리 티시가 잘 하는 음산한 고딕 버버리를 하는 게 더 재밌지 않았을까 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근데 뭐 그런 건 언제든 해도 되니까. 아무튼 이쪽은 티시가 계속 해나간다면 운용의 폭이 넓다.


베일리 시절이 버버리에서 구축이 되었던 만큼 컬렉션이 끝나자 마자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건 계속된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리미티드가 몇 가지 열리면서 24시간 한정 판매를 했다.


여기서 이어지는 게 또 하나인 B 시리즈다. 슈프림의 드롭 방식과 비슷한 제품 출시 방법으로 한달에 한 번, 24시간 동안 열리는 인스타그램을 포함해 한국의 경우 라인이나 카카오 플러스, 위챗 등의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시리즈다.



첫번 째로 티셔츠를 내놨고 두 번째는 위 사진의 크루넥 스웨트셔츠다. 토마스 버버리 로고가 그려져 있고 남녀공용.


이런 게 잘 돌아가려면 끊임없이 화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B 시리즈가 나올 때가 되면 뭐가 나올까 하면서 떠들고, 2차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지면 역시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더 빨리 매진되고(지금도 꽤 빠르지만), 더 크게 화제가 될 거다.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조금만 팔아도 충분하다. 광고판 역할을 하는 이쪽은 지금까지는 철저하게 스트리트 패션의 미국옷에 손을 얹고 있다. 사실 이쪽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 계열의 화제가 버버리라는 늙고 오래된 이미지를 바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아무도 모르는 브랜드라면 몰라도 이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버버리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옷이 정확하게 있는 브랜드를 과연 어떻게 신선한 이미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장사다라는 태도가 상당히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것도 왠지 마음에 든다. 아무튼 리미티드의 적절한 이용이 과연 잘 먹힐까. 아직 갈 길이 멀긴 한데 지금까지는 나쁘진 않은 거 같다. 위에서 말했듯 컬렉션 옷만 어떻게 더 괜찮은 길을 찾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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