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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데님은 확실히 재미있다

by macrostar 2018.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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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 데님, 청바지와 멀어져 있다가 태풍과 폭우 이후 온도가 살짝 떨어지면서 간혹 입고 있다. 그래도 오늘 날이 개면서 다시 더워졌기 때문에 당분간 또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간만에 쳐다보고 있자니 역시 데님은 재미있다. 물론 몇 번 이야기했듯 이 섬유는 옷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쉽게 늘어나고, 쉽게 줄어든다. 사이즈가 의미가 없는 섬유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일상복을 금속을 사용해 고정한다니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된다. 마찰에 너무 약하고 요새 다른 섬유들의 진행 사항을 생각해 보자면 지나치게 둔탁하다. 


사실 원래 용도였다는 텐트로도 요새는 부적합하다.


딱 맞는 게 뭐가 있을까... 싶었을 때 생각나는 건 필통 정도였는데 이것도 아마 한동안 인디고 염색이 손에 묻고 가방 안을 파랗게 만드는 문제가 있을 게 분명하다. 위 필통은 일본에서 하는 무슨 행사인가 마켓인가용 특별 버전인데 지퍼가 유니버설 반자동인거 같다. 왼쪽에는 웨어하우스(WH&CO) 파란 탭이 붙어 있다.


아무튼 그럼에도 데님은 분명 재미있다. 다른 옷에는 없는 재미가 있다.


초기에 이렇게 털이 북실북실한 거 정말 좋아하고



세탁한 다음 바짝 말렸을 때 울퉁불퉁하게 뻣뻣한 모습으로 굳어 있는 모습도 아주 좋아한다. 이 상태로 계속 유지되면 좋겠지만 이건 정말 한 순간이다. 뭐 위에 털 부숭부숭도 한 순간이긴 하지만.



여기저기 주름이 가고 색이 빠지면서 불규칙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건 물론 데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심심할 때 들여다보면 아니 언제 이렇게 된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밑단을 유니온 스페셜로 체인스티치 해 놓으면 위 사진 즈음 정도로 입고 다니면 밑단 아래가 꽤나 딱딱하게 45도로 밀리는 주름이 잡혀 있다. 그건 정말 볼 때마다 신기하고 즐겁다(이건 추후 인스타그램에 올려 보기로...).

 


금속 단추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단추 같은 걸 보고 있으면 저런 걸 저렇게 만들고 있다니 참 다들 열심히 사는 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저 정도는 하고 있어야 사람들이 보고 괜찮네... 하는 거다(링크).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데님의 즐거움 중 하나다. 물론 로 데님에서 시작해 위 모습 같은 걸 일반 사용자가 만들어 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셀비지 데님 메이커들이 탈색 예라면서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과 강한 괴리감이 있는 제품을 내놓는 건 어찌 보면 웃기는 데 또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요즘엔 더럽게 입고 다니는 것에 대한 반감 + 상쾌하고 밝은 블루 컬러에 대한 선호 덕분인지 저렇게 자연스럽게 탈색을 완성시켜 놓고 판매하는 게 많다. 위 데님은 웨어하우스의 2ND Hand 가공 데님(링크) 1101과 1105. 보통 저렇게 탈색을 완성해 놓으면 1만엔 쯤 더 붙는데 웨어하우스는 5천엔 정도 더 붙는다는 게 장점이다. 콘트롤이 어려울 텐데 양산하고 있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데님은 재미있습니다. 제가 쓴 책도 읽어보시고(링크) 우리 모두 데님의 매력에 빠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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