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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Gripper 지퍼 이야기

by macrostar 2018.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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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 청바지 계열에서는 아무래도 버튼이 주류고 지퍼는 별로 인기가 없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지퍼는 오리지널, 빈티지 같지 않다는 기분이 있고, 탈색이 버튼과 다른 모양으로 나오는 데 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슬림핏의 경우 허리, 엉덩이 부분을 조이는 느낌도 약간 다른 거 같은데 이건 기분 탓일 수도 있고. 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중 화장실에서 버튼을 채우고 있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지퍼는 그런 점에서 우위에 있다.


특히 버튼 플라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지퍼가 달린 부분에 스티치 라인이 4, 5개씩 있는 걸 보면 역시 어딘가 요란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레플리카 청바지 계열에서 쓰이는 지퍼로 탈론이나 스코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오늘은 그리퍼 지퍼. 오리지널이라면 1950년대부터 70년대에 많이 쓰였던가 뭐 그렇다. 탈론 만큼 오래된 건 아니다. 하지만 지퍼를 지금도 구할 수 있기 떄문에 그것만 가지고 뭔가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일단 이 지퍼는 네모랗다는 게 마음에 든다. 이왕 지퍼 바지를 입을 거라면 이렇게 존재감있는 게 더 낫다. 브라스로 만들어 각진 부분이 도드라지는 데 그 점도 좋다. 또한 상당히 무식하고 단순하다. 탈론 오토매틱 같은 "기계"의 느낌은 거의 없고 그냥 덩어리, 금속, 툴의 느낌이다. 


그리퍼 지퍼는 크게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캠 록, 핀 록이 있다. 캠 록은 정확한 용어를 모르겠는데 어디는 cam-lock이라고 하고 어디는 com-lock이라고 하고 그러는데 아무리 봐도 둘 다 아닌 거 같다.


이렇게 생겼다. 지퍼 고정하는 발톱 같은 게 두 개 있고 구멍도 두 개 뚫려 있다. 지퍼를 올리고 저 부분에 제대로 집어 넣어 줘야 한다. 안그러면 흘러 내린다. 일본에서 내놓은 LEE 복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지퍼를 쓰는 게 보통 리 Z 시리즈 복각, 리바이스 505나 551Z 복각 정도인데 리바이스는 아무래도 탈론이니까 리는 조금 다르게...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건 핀 록이다. 핀이 하나만 있기 때문에 아래 쪽에도 구멍이 하나만 있다. 그냥 구멍에 끼워 맞추면 흘러내리지 않는다라는 단순한 구조다. 다만 한쪽만 고정이 되기 때문에 이게 딱 맞는 바지를 입거나 하면 한쪽으로 돌아간다.


잠깐 찾아봤는데 그 돌아감을 제대로 표현한 사진이 없군... 사진을 가만히 보면 지퍼가 돌아갔다. 신경 쓰지 않으면 상관없겠지만 가능한 모든 게 제자리에 반듯이 놓여있는 걸 좋아한다면 약간 신경이 쓰일 수도 있다.



앞에서 보면 이렇게 다르다.


왼쪽의 핀의 경우 가끔 중고를 구입하거나 험하게 다루거나 하다 보면 고정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뺀치를 가지고 핀을 잘 펴면 된다. 물론 자꾸 건들면 떨어져 나갈 수 있고 떨어져 나가면 끝이므로 약간은 조심하는 게 좋다. 후회를 하면 이미 늦는다...


그리퍼 지퍼를 쓴 제품 중 어느 게 어느 걸 사용했는지 조사할 수도 있겠지만 귀찮고 그게 가치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일단 원 핀 지퍼를 사용한 것 중 아는 건 50년대, 60년대에 나온 LEE의 101Z(아닌 것도 있다), 부틀레거스의 505 복각인 661ZXX 등등이 있다. 


바지를 새로 사는 건 좀 그렇지만 써보고 싶다면 구입해 달아도 될 거 같다. 엣시 같은 데 보면 배송료 더해 10불에 팔고 있다(링크). 좀 비싼 거 같긴 하지만 대량 구매해 청바지 제작할 것도 아니니까 그런 건 할 수 없다. 물론 한국 어디에선가도 찾아보면 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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