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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옷 사이즈의 문제

by macrostar 2018.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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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사이즈의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예컨대 나 같은 경우 미국, 일본, 한국, 프랑스, 이태리 등등의 브랜드에 해당하는 사이즈를 알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 구매가 늘어나면서 어깨 폭, 가슴 폭 등을 cm와 인치로 알고 있고 여기에 적당한 탑, 아우터의 폭과 길이도 설정해 놓고 있다. 하의나 신발도 이 비슷하게 여러가지 숫자와 기호를 숙지하고 있다. 


매번 왜 이렇게 복잡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M이라고 적혀 있는 옷을 구입하면 모든 게 다 OK이러면 간단하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여성복 쪽은 아마 훨씬 더 복잡할 거다.


왼쪽은 유니클로 U 평범 크루넥, 오른쪽은 오버사이즈 티셔츠. 같은 M사이즈를 비교해 보면 U 크루넥의 경우 어깨-가슴이 46.5cm-53cm로 되어 있고 오버사이즈의 경우 53cm-57cm로 되어 있다. 전체 길이는 69cm 정도로 같고 소매 길이는 각각 22cm, 20.5cm다. 총 소매 길이, 폭 등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오버사이즈 쪽이 어깨는 넓지만 소매 길이가 짧기 때문에 티셔츠 소매 길이는 결국 비슷한데 오버사이즈 쪽이 전반적으로 2cm씩 큰 느낌이다. 


원칙도 없고 생각도 없는 아예 엉망진창인 브랜드의 사이즈 표기를 예외로 한다고 해도 예컨대 제작 쪽의 문제가 있다. 나라마다 몸의 모습이 다르다. 또 나라마다 시대마다 지향하는 몸의 모습도 다르다. 거기에 패션의 의도와 의지도 개입한다. 이 옷은 오버사이즈로 입었으면 좋겠다, 이 옷은 딱 맞게 입었으면 좋겠다 등등도 들어간다. 브랜드마다 설정하는 인간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차이도 존재한다. 즉 브랜드가 개성과 콘셉트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록 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소비 쪽의 문제도 있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다. 트렌드의 영향과 취향의 변화로 지향하는 몸의 모습도 달라진다. 브랜드 쪽의 의도야 어떻든 예컨대 딱 맞게 입으라고 만든 옷이 생김새가 너무 마음에 들지만 넉넉하게 입고 싶은 상황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자기 손에 들어온 이상 그 옷을 어떻게 입든 누가 뭐랄 게 아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사지 않는게 좋긴 하다. 게다가 사람마다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옷의 크기도 다르다. 몸에 달라 붙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어디고 압박이 없어야 편안한 사람도 있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경험과 시행착오에 의해 여러가지 정보들이 쌓인다. 예전에 미국에서 나온 38사이즈의 외투라면 대강 어떤 식일지 짐작할 수 있다. 요새 옷과 비교하면 아마 가슴폭에 비해 어깨폭이 상당히 클 거고 아무튼 가슴폭이 38인치인 사람이 요새 입기엔 클 거다. 38인치면 96cm정도 되는데 그럼 95나 M 정도다. 유니클로는 살짝 크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서 M도 넉넉하지만 최근 일본 옷의 경향은 작게 나와서 예컨대 빈티지 풍 레플리카 브랜드의 경우 95입는 사람이 M이면 맞는 경우도 있고 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부분 길이도 폭도 뭔가 짧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복잡한 룰이 존재함에도 또한 자신의 사이즈를 알긴 알아야 한다. 언제나 말하지만 옷의 포텐을 끌어내기 위해서, 옷을 오랫동안 입기 위해서는 가능한 정사이즈의 옷을 입어야 한다. 그래야 오래 간다. 이는 또한 지속 가능한 패션과 맞닿아 있다. 


물론 뭐든 테일러드로 맞춰 입으면 간단하겠지만 그건 특정한 케이스를 제외하곤 어렵다. 몸을 공산품에 맞게 만들어 가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지만 위에서 말했듯 나라마다 사정이 다른 문제도 있다. 한 두 브랜드로 편중된 소비는 시야를 제한하고, 생각을 평면적으로 만들고, 또한 브랜드와 문화권의 지나친 지배를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이라 일단 몇 가지 원칙을 정해 놓고는 있는데 상대의 의도도 파악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니까 옛날, 요새 미국, 일본, 한국 등등에 맞는 사이즈를 정해 놓고 그냥 그걸 테스트 해 본다. 이래놓고 뭔가 이상한 경우엔 옷이 아무리 생긴 게 그럴 듯 해도 포기하는 게 정답이었다. 이건 예시일 뿐이고 각자 나름의 사정에 따라 맞춰가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 이건 딱히 뾰족한 방법이 없는 거 같다. 경험과 자료의 확보, 사이즈 표를 보며 상상력을 키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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