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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구찌 Equilibrium 플랫폼 런칭

by macrostar 2018.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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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칼럼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마침 구찌가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해 구찌 이퀼리브리엄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런칭했다. 홈페이지는 여기(링크).



설명에 의하면 구찌 이퀼리브리엄은 “designed to connect people, planet and purpose”. 이렇게 적혀 있으면 그렇게 와닿지가 않는데 CEO인 마르코 비자리에 의하면 지속 가능성이 뭔지에 대해 회사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더 이해되어야 함을 깨달았고 그래서 회사 직원 13000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툴로 업무 시간의 약간을 지역 사회를 위한 발룬티어로 쓸 수 있도록 한다... 뭐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는데


환경 – 구찌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데 전념하고, 원자재 추적성을 95%까지 보장하는 등 럭셔리 리테일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구찌는 가죽 산업의 환경적인 특성을 바꾸기 위해 가죽공정업체와 협력하여 버려지는 가죽의 양을 최소화하는 ‘스크랩 레스(Scrap-less)’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제조 과정에서 물, 에너지 및 화학물질 사용량을 절감하며, 사용 가능한 가죽만을 공장으로 운송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 


인류 – 구찌는 지역사회를 지원함과 더불어 임직원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 예로, 구찌는 최근 그린 카펫 패션 시상식(Green Carpet Fashion Award)에서 생산 공급 과정의 혁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관리를 인정받아 ‘지속 가능한 혁신(Sustainable Innovation)’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소녀와 여성의 권리 강화를 위한 캠페인 실시 및 간부급 여성 비율 59% 달성을 통한 양성평등 실현과 럭셔리 패션 브랜드 최초 이탈리아 성 소수자 비영리 단체 파크스(Parks) 가입을 통한 다양성 존중에도 힘쓰고 있다. 


신모델 – 구찌는 생산 및 물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지난 4월 오픈한 ‘구찌 아트랩(Gucci ArtLab)’은 37,000평방미터가 넘는 공간에 800명 이상의 직원들을 수용하는 연구센터로, 장인정신과 실험 과정을 통한 진보적인 혁신 환경을 조성한다. 구찌는 혁신을 장려하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확장하기 위해 인큐베이터 펀드 및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협력한다. 또한, 구찌는 자사 모든 직원들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업무 시간의 1%를 봉사 활동에 할애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현하고자 한다.


어쨌든 결론은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뭔가 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안되고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구찌가 벌이는 지속 가능성 실현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이 플랫폼을 통해 알려질 거 같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구찌는 일단 안티 퍼 선언을 했고 Scrap-less 프로그램을 통해 가죽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구찌가 벌이고 있는 여성 인권 향상, 다양성 존중에 대한 캠페인인 Chime for Change와 함께 가게 된다.


아무튼 뭐 구찌 역대 최고로 방탕하고 복잡하고 요란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이런 저런 사회 참여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앞서 나가고 있다면 그래야 하는 법이다. 물론 이런 캠페인이 없는 거 보다는 있는 게 낫겠지만, 이왕 벌였다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실적을 만들어 가는 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또한 지구 환경의 측면에서 보자면 뭘 해도 늦었다는 건 분명하고, 환경의 측면에서 범국가적인 의류 소모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 방침이 정해진다거나(예컨대 환경 관련 세금을 부담시킨다든가) 혹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옷 생활을 정돈하고 지속 가능성을 구매와 사용에서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다면 구찌에게도 그렇게 유리한 국면은 아니게 될텐데 고급 패션이 그와 어떤 식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를 연구해야 할 때다. 스텔라 맥카트니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아무튼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때다. 


결국 이건 멋지다, 폼난다 같은 걸 버리자는 게 아니라 이런 단어의 의미를 지속 가능성을 포함한 새로운 모습으로 재정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즉 지금의 패션을 지속 가능성의 방식을 이용해 다시 만들어 내는 건 과도기적 방식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성의 측면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반인종주의 등을 담은 차임 포 체인지 같은 캠페인의 측면에서도 과연 어떤 게 멋지게 보이는가, 어떤 게 멋지다고 생각되는가에 대해 좀 더 본격적인 사회적인 논의와 개인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의미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으로 보다 굳건히 자리잡기 위해선 많은 계기와 운, 하여간 여러가지 전환의 동기들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낭비와 방탕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거나 전략으로 삼는 사람들의 수는 유지가 되긴 할거다. 그런 걸 바라보는 사회의 눈이 지나치게 경외로 흐르거나 혹은 혹은 지나치게 경멸으로 흐르는 상태도 좋은 균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멋지다의 의미가 바뀌면 방탕의 의미도 바뀌게 된다. 결국 지금의 상황에서 보자면 적당한 균형이라는 건 각자의 포텐을 극한 상태까지 끌어 내 본 다음에야 좀 더 명확해 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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