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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시몬 로샤와 피비 잉글리시의 2018 FW

by macrostar 201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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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거쳐 런던으로 한창 2018 FW 패션위크가 진행 중이다. 엄청나게 팔아버리는 트렌드의 힘은 거대하기 이를 데 없는데 거기에 앞서가는 이미지까지 얻고 있으니 이런 걸 이길 방법은 지금으로선 딱히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도 티셔츠와 스니커즈 이야기가 늘어났다. 지나친 자극 속에서 평범한 옷은 지루해 보이기만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자기 갈 길을 나아가는 디자이너 들은 있다. 




시몬 로샤 2018 FW(링크). 위 사진은 트위터에 올린 건데 데이즈드에 올라온 백스테이지 사진인가 아마 그럴 거다.




피비 잉글리시는 그냥 캡쳐(링크). 이 분은 최근 계속 7, 8 룩 정도만 선보이고 있다.



며칠 전에 친구랑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한 적 있는데 트렌드가 티셔츠와 스니커즈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기존 가장 강력한 구매층이었던 30, 40대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옷 - 너무 평범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트렌드하지 않지만 시대를 앞서 나가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잘 만들어지고 우아하고 멋지고 폼나는 옷 - 이 범위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구찌 레트로 티셔츠 같은 걸 입고 어디든 다녀도 되는 세상이 좋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운동복만 입고 살 순 없는 거고 멋진 옷을 잘 차려입을 때 생기는 특별한 감정 역시 옷을 좋아한다면 버릴 수 없는 느낌이다. 


여튼 이제 셀린느에 피비 필로도 없고, 랑방도 지지부진하고(부시라 자라 몇 시즌 만 더 믿어봤었으면...), 디올의 옷은 좀 너무 하이 라인의 느낌이고, 그래서 막스 마라 같은 브랜드가 새삼 다시 주목 받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의견도 납득이 간다. 또한 그런 역할을 담당했던 많은 브랜드들이 시대를 따라 간다는 느낌도 주지 못하고 노쇠한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거나(아르마니, 버버리), 평범한 삶과 호환이 점점 어려워지거나(꼼 데 가르송), 계속 (한 발 늦게) 트렌드를 기웃거리거나(모스키노, 베르사체) 그것도 아니고 상황 판단을 유보한 채 그냥 지루한 옷을 계속 내놓고 있거나 뭐 이런 것도 사실이다. 


시몬 로샤나 피비 잉글리시 같은 분이 셀린느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LVMH는 분명 다른 생각이 있는 거 같고 일단 지금의 흐름을 보자면 이런 상태는 당분간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좋은 옷이 있다면 언제든 살 수 있는 아주 두터운 층, 그래서 언제나 가장 상상력이 넘쳐 흐르던 층이 현재 나름 소외되고 있고 그런 걸 만들고 싶은 디자이너들에게 큰 자리가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글쎄, 그렇게 버텨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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