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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의 세계

by macrostar 2017.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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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트위터에서 바지에 기모 넣을 생각 처음 한 건 누구였을까 류의 트윗을 보고(검색해 봤지만 못 찾았다) 그러게 누굴까 궁금해져서 찾아봤지만 물론 예상대로 그런 걸 알아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기모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서 폼페이 유적에도 섬유를 긁어가며 기모를 내는 벽화가 있다는 정도다.


어쨌든 기모(起毛)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털을 내는 건 다 기모고 그러므로 거의 모든 섬유로 기모를 낼 수 있다. 또한 가죽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플란넬 같은 걸 만들기도 하고 멜톤 울을 안감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초창기 아메리칸 캐주얼에서부터 기모(nap이라고 한다 - 링크) 플리스가 나오기도 했다.


예전에는 엉겅퀴 류를 이용해 긁어서 기모를 냈다고 한다.


이러다가 산업 혁명 이후 기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를 찾아보니 역시 전통 방식이 있었고(보통 두꺼운 천이 나오면 그 다음에는 기모 기술이 등장한다) 복숭아 씨를 반으로 잘라 사용하고 그랬다고 한다. 그러다가 1800년대 말에 기모 기계를 개발하기도 했고 수입 기계 등도 사용해 기모 전문 회사(링크) 같은 게 있다.


여기까지 찾아보고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웨어하우스의 스태프 블로그에 기모와 관련된 내용이 올라왔다(링크).


기모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안감으로 사용된 건 1920년대 경 부터라고 한다. 작업복, 사냥, 낚시 등 할 때 체온 유지를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언더웨어 쪽으로 본격적으로 기모를 도입한 건 일본 회사로 모치하다라는 곳이다(링크). 회사 이름이 "もちはだ"(링크)로 작명 센스가 좀 이상하긴 한데... 지금은 와시오라는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되어 있다.


어쨌든 기모의 선구자, 속옷의 왕이라고 한다.


효고 현에 있는 회사인데 지역 산업인 양말 편직 기계를 개량해 모치하다라는 새로운 기모 원단을 개발했다.



이걸 가지고 양말을 비롯해 속옷 등을 만들었고 지금도 특허 기모 속옷이 회사의 중심 상품이다. 위 그림에서 오른쪽 털이 잔뜩 붙어 있는 모습은 모치하다 특허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사용하고 있는 거 같다.


이런 식으로. 털이 왕창 붙어있다.




광고가 매우 익숙한 느낌이군... 내복은 자세히 보면 낯선 디테일들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내복 치고는 상당히 두꺼운 거 같은 게 따뜻하면 그걸로 된거야(링크)라는 풍이 매우 강하다. 요새 바지의 추세로 보자면 어지간한 와이드 핏이 아니면 안 들어가지 싶다.



이런 제품도 있다. 기모 양말 같은 건 잔뜩 사놓고 싶다.



어쨌든 아마도 이런 식으로 현대식 기모가 생겨났고 그러다가 누군가 바지에도 넣었고, 유니클로처럼 사방 팔방에 넣고 그러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참고로 기모는 방풍/방수와 결합되었을 때 그 효과가 더욱 빛을 내는 법이다.


이런 사진을 보면 역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난로와 주전자만 있다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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