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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90년대를 불러오는 방식

by macrostar 201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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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올려져 있던 걸 조금 고쳤다.


요즘 많이 오르내리는 90년대의 패션이라면 대충 이런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위 사진은 비버리힐스 90210 시즌 1 캐스트.


지금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약간 박시하고 스톤 워시 데님, 비비드한 컬러의 스포츠 브랜드 트랙 재킷, 윈드 브레이커, 후드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요새 리바이벌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에서의 토미 힐피거와 한국에서의 게스를 비교해 볼 만 하다. 


우선 토미 힐피거와 지지 하디드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왔다. 이름 하여 TOMMYXGIGI 스페셜 컬렉션 2016년 가을겨울이다. 한때 핫했던 아저씨 디자이너(1951년생)가 요새 핫한 모델과 함께 작업한다고도 볼 수 있고 또한 90년대 패션 리바이벌로 꽤 재미를 보고 있는 요즘 핫한 모델이 이 트렌드의 원조격인 아저씨 디자이너를 찾아간 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이건 누가 누구랑 조합하느냐의 문제지 요새 분위기로는 분명 누군가 하게 되어 있는 거였는데 이렇게 스타트를 끊었다.



이 컬렉션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90년대 풍 데님 패션과 밀리터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때처럼 기괴하진 않지만(지나간 패션 트렌드란 다 기괴한 법이다) 그렇다고 요즘의 패션처럼 보이지는 않은 선에서 실루엣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이런 조합은 나름 재밌는데 스웨터, 바지, 이너티, 바지의 길이 거의 모든 게 조금씩 삐툴어져 있다. 저런 건 지지 하디드나 입을 수 있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뭐 아무려면 어떠냐.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예상보다 가격대가 좀 된다는 거다. 컬렉션은 여기(링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알파카가 많이는 안 들어가 있는 저 스웨터는 190파운드고 피코트는 410파운드, 데미지드 스키니 청바지가 155파운드다. 심플한 머신 워시 청바지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그건 없다. 토미 본진 라인과 겹치기 때문인가...



뭐 이런 건데 이걸 최근 게스 코리아의 수지 광고 캠페인과 토미 힐피거의 90년대 리바이벌을 겹쳐서 생각해 보면 좀 재미있다. 생각해 보면 미국의 토미 힐피거, 게스, 캘빈 클라인 등에서 내놓은 같은 아이템이 양 나라 모두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양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데 그때까지 흘러온 트렌드가 있고 옷을 입는 방식이 있으니 나오는 결과다. 


여튼 수지 - 게스의 경우도 90년대 핫했던 브랜드와 90년대 풍 영화로 인기를 끈 배우이자 아이돌의 만남이다. 한국의 90년대를 생각해 보면 92년에 서태지가 나온 이후 여러 변화가 있고 아이돌 씬이 본격 구축되고 나이트 문화가 도약하던 시기다. 그리고 조다시와 뱅뱅으로 대표하던 청바지는 미쿡 냄새가 훨씬 많이 나는 리바이스와 보다 세련된 캘빈 클라인, 게스 등으로 대체되었다. 


90년대 게스 걸을 생각해 보면 클라우디아 쉬퍼, 나오미 캠벨, 안나 니콜 스미스 등이 있었다. 그런 모델들이 광고를 했고, 90년대의 수지 같은 분들은 그 광고를 보면서 건축학 개론에 나오는 것 같은 옷을 입었을 거다. 결국 지금 와서 한국에서 소비되는 90년대 세계의 이미지는 "응답하라"와 "건축학 개론" 같은 것들이다. 그렇다면 90년대 복원의 대표 아이콘으로 건축학 개론의 수지가 선택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거기다가 "국민시리즈"라는 말을 붙인 건 좀 이상하긴 한데... 이런 식으로 보자면 누군가 덕선양 혜리를 왜 안 쓰고 있는지도 약간 궁금해진다... 캘빈 클라인 진? 아니면 톰보이? 리바이스?


이렇게 같은 옷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어 다른 모습을 만들어 냈었고, 그게 다른 방향으로 이미지화 되어 복구되고 있다. 어쨌든 수지는 게스 걸인 거다. 참고로 2015년 게스 미국의 모델은 지지 하디드였다. 이런 식으로 이제 각자 나름의 연차들이 있고, 자기네 들 걸 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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