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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베트멍, 뎀나 바살리아, 발렌시아가

by macrostar 2016.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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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베트멍(Vetements) 이야기를 하면서(링크) 큰 하우스에 들어갔으니 실험은 이제 베트멍으로 넘기지 않을까 했었는데 왠걸, 뎀나 바살리아(Demna Gvasalia)는 발렌시아가에서도 꽤나 과감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왕 시절에 대해 시큰둥하게 생각하던 나 같은 입장에서는 발렌시아가가 재도약의 계기가 생긴 거 같아 반갑다. 뭐 이 컬렉션에 대한 찬사는 잠깐 검색만 해 봐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으니까 관두고 직접 보는 것(링크)도 좋다. 아이폰과 구글용 앱도 나와있어서 360도 영상을 볼 수 있고 VR 기기가 있다면 프론트 로에 앉아 있는 기분으로 볼 수도 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듯.


여튼 이 쇼의 현재 문제점은, 이건 뎀나 바살리아의 올해의 문제점이기도 한데, 캣워크에 올라온 모델이 모두 다, 일백퍼센트 백인이라는 거. 이건 발렌시아가 뿐만 아니라 베트멍(링크)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캣워크 위의 인종 균형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들을 담고 있다. 만약 여러 인종으로 채워야 한다면 그 비율은 어떻게 해야 할 건가, 몇 명이면 적절한가, 흑인, 황인 말고 좀 더 정교한 구분도 필요한가, 인종 말고 성별은? 뚱뚱하거나 마른 사람은? 등등등. 많아야 80여벌의 옷이 나오는 패션쇼가 지구의 인종 등등 전체를 반영해 비율을 맞출 수는 없다. 어느 수준의 타협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의 경우는 이야기가 약간 다르다. 파리와 밀란 등등 패션쇼에서는 요 몇 년 인종 문제와 너무 마른 모델, 너무 어린 모델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다. 매년 쇼가 끝나면 여러 단체들이 캣워크의 인종 비율 도표를 올린다. 너무 마른 모델이 광고에 등장하면 압박도 가해진다. 그게 일으키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두 개의 대형 패션쇼를 주최하는 뎀나 바살리아가 혹시나 세상 귀가 어둡다고 해도 그런 걸 모를 리가 없다. 그리고 캐스팅 디렉터 로타 볼코바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책임을 미룰 수도 있다. 하지만 베트멍과 발렌시아가 두 패션쇼가 똑같은 걸 보면 이건 무의식이나 실수 같은 게 아니다. 분명 흑인과 아시아 계 모델들도 오디션을 봤을 거다. 그렇다면 지금 이 결과는 일부러 이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튼 이제 질문은 다시 디자이너에게로 넘어간다. 왜? 무슨 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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