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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로로 피아나의 베이비 캐시미어

by macrostar 201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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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린 염소의 캐시미어를 가지고 옷을 만들고 있는 회사는 로로 피아나가 유일하다(아마도?). 왜 로로 피아나가 베이비 캐시미어를 쓰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어떻게 돌아간건지에 대해 Simon Crompton이라는 분이 취재 해 클래식 의류 잡지인 The Rake에 글을 썼고 그게 Permanent Style 블로그에 올라왔다. 


Luxury 브랜드라면 결국 뉘앙스와 디테일의 승부다. 2 마이크론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나지는 않지만 마케팅이든, 아니면 실제로 차이가 나는 것이든 Pier Luigi는 그게 상업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10년을 뻘짓을 해가며 결국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물론 있다. 아무리 조금이지만 세상에는 Vicuna가 존재한다는 것. 이 exclusive 라인이 앞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완전 번역은 하나마나한 짓 같아서 관두고 대략적인 개요만 써본다. 완전 의역.





로로 피아나의 공동 CEO인 Pier Luigi(로로 피아나는 형제가 운영하고 있는데 Pier Luigi는 둘째다)가 어린 염소의 캐시미어를 가져다 뭘 만들어보자하고 생각한게 1997년이었다. 발상은 간단한데, 어린 송아지 가죽이나 새끼양 고기가 더 좋은 취급을 받는 것처럼 캐시미어도 새끼 염소에서 가져다 쓰면 더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로로 피아나의 캐시미어를 공급하는 몽골에 간다. 

게르(몽골식 텐트)에서 어린 염소들에서 나오는 캐시미어를 분리해서 보내줄 수 있냐, 돈은 더 쳐주겠다라는 제안을 가지고 세개의 부족과 협상을 했는데 처음에는 그들이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했다. 지금까지 베이비 캐시미어를 따로 분리해서 취급한 적이 없고 캐시미어는 그냥 캐시미어였기 때문이다.

또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그들이 속여서(더 비싼 가격을 쳐준다고 했는데 로로 피아나에서 직접 캐시미어 털을 깎지 않는 이상 섞어서 보내는지 뭐하는지 알 길이 없다) 보낼 수도 있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거래에서는 역시 Honesty가 중요한 일이라고 Pier Luigi는 말한다.





염소는 겨울에 난 긴 털이 봄에 자연적으로 빠지기 전에 1년에 한번 빗질을 한다. 그래서 1년 후인 1998년 3월에 첫번째 샘플을 받을 수 있었다. 역시 베이비 캐시미어는 예상처럼 좋은 소재였다. 하지만 3월이라면 이미 시즌이 끝난 다음이다. 그래서 다시 1년을 기다려 1999년에 300kg의 베이비 캐시미어를 이태리에서 받을 수 있었다. 

베이비 캐시미어는 더 좋았지만 더 약했기 때문에 기존 기계를 가지고 가공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털 길이가 더 짧기 때문에 기존의 기계들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일미터 제곱 200g짜리 블레이저용 원단을 만들 수 있었고 이걸 다 하고 본격적으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10년이 걸렸다. 





보통의 캐시미어는 두께가 15~16 마이크론이다. 베이비 캐시미어는 13에서 13.5 마이크론이 나온다. 미묘한 차이지만 어쨋든 15% 정도 두께를 줄였다. 이건 훌륭하지만 베이비 캐시미어가 지상 최고다라고 말하기에는 라이벌이 있다. Vicuna(안데스 산맥에 사는 산양) 털은 12에서 13 마이크론이다. 하지만 이건 세상에 너무 조금 밖에 없다.

베이비 캐시미어도 많은건 아니다. 보통 염소 한마리가 100g의 캐시미어를 만드는데 어린 염소는 30g 밖에 안나온다. 그리고 딱 한번이다. 다음 해가 되면 보통 염소가 만드는 캐시미어가 나온다. 덕분에 로로 피아나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캐시미어에 비해 40에서 50% 비싼 가격이 매겨진다.

원 재료가 너무 없기 때문에 무슨 테스트를 하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풍성한 볼륨이 필요한 오버 코트를 처음 만드는데도 몇 년이 걸렸다. 얼마 전에는 첫번째 블랭킷이 만들어졌다. 이 미묘한 차이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생각되지만 Pier Luigi는 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사용하는 경험이 늘어날 수록 2마이크론의 차이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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