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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쓰는 펜 이야기

by macrostar 201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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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문구류 이야기나 잠깐 써본다. 예전에 문구류 이야기를 가끔 쓴 적이 있는데 이게 안정된 상황(향후 쓸 제품이 다 결정되었다)이 도래하다 보니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갑자기 볼펜 뽐뿌를 살짝 받아서 아마존을 뒤적 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이런 잡담이나 한 번. 쓰지 않는 건 사지 않는다 vs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 미리 사 놓는다(뭔가 괜찮기 때문에 고른 것들은 나중에 훨씬 비싸지거나 아예 구할 수가 없게 된다)의 딜레마는 영원하다...


연필은 파버, 샤프는 펜텔, 볼펜은 라미 등등 안 바꾸고 한 없이 쓰고 있는데... 사실 펜 이라는 거 자체를 많이 쓰지도 않아서 연필 한 자루 1년 넘게 가고 그렇지만... 최근 생긴 것과 계속 쓰던 거, 예전에 쓰던 걸 몇 개 찍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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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는 TP-Link 수성펜이다. 사실 수성펜은 심도 빨리 닳고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저번에 모뎀이 고장나서 버리고 티피 링크 제품으로 바꿨는데 사은품으로 저 펜을 줬다. 공유기와 펜이 과연 무슨 관계인지 도저히 알 수 없지만... 리필이 불가능한 평범한 수성펜이다. 약간 얄쌍한 감이 있는데 뭐 나쁘진 않다. 모델 명, 제조국 이런 거 하나도 안 적혀 있고 TP-LINK The Reliable Choice라는 글자만 적혀 있어서 정체는 잘 모르겠다. 정체가 궁금할 만큼 신기한 종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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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Pentel 0.7mm 샤프... 오랜 공식 0.5는 까만색, 0.7은 파란색, 0.9는 황토색... 이 샤프는 대체 몇 년 째 들고 다니는 지 잘 모르겠는데 여튼 징그럽게 잘 만들어 진 빈틈이 하나도 없는 샤프다. 닥터 마틴 구두와 느낌이 비슷한데 지긋지긋해서 버리고 싶어져도 절대 고장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참고 : 며칠 전에 알았는데 앞에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1915년에 토쿠지 하야카와라는 일본 사람이 에버-레디 샤프 펜슬이라는 제품을 처음으로 개발해 특허를 냈다, 스크류 방식. 같은 시기, 1915년 미국의 찰즈 키란(Charles Keeran)이라는 사람이 라쳇 방식(요즘 샤프처럼 누르면 조금씩 나오는) 메카니컬 펜슬 특허를 냈다.


그런데 토쿠지 하야카와는 1912년에 토쿠비조라는 이름의 구멍을 안 뚫고 고정시킬 수 있는 허리띠를 발명한 사람이다. 그걸로 돈을 벌어 회사를 차리고 1915년에 에버-레디 샤프를 발명하면서 회사 이름을 바꾼 게 Sharp Corporation이다. 그러니까 텔레비전 만드는 그 샤프다. 그러므로 샤프 펜슬의 샤프와 텔레비전의 샤프는 같은 샤프다...


위에서 말한 허리띠는 토쿠비조라는 건데 이렇게 생겼다.



이런 버클식 허리띠는 요새는 구멍형, 슬라이드 형 등 보다 간단하게 생긴 것들에 밀려 흔하지 않지만 있긴 있고 저런 식의 고정 장치도 다른 곳에서 많이 쓰인다. 그러고 보면 샤프가 발명해 낸 것들이 없다고 세상이 멸망하진 않겠지만 안 써본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 참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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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라미 사파리 볼펜. 이 볼펜은 다 좋은 데 촉감이 좀 별로고 뒷 부분 노크의 얄쌍한 고무가 맘에 안 든다. 그리고 그게 가끔 벗겨진다. 안 바꾸고 쓰고자 하는 볼펜을 찾는 다면 금속 노크가 달려 있는 제품으로... 라미 스크리블 괜찮아 보이든데... 여튼 그게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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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ANKER, Made in Germany라고 적혀 있는 2mm 홀더다. 이 회사에 대해선 살짝 검색해 봤지만 나오는 게 전혀 없다. 그냥 아무 이름이나 붙여 놨을 가능성도 있다. 라커는 빈티지 만년필에서 볼 수 있는 타입의 튼튼한 종류다. 그거 좋아함... 흔한 드롭식... 그니까 뒤 노크를 누르면 심이 떨어져 버리는 방식이다. 요새는 샤프처럼 누르면 조금씩 나오는 종류들도 있기 때문에 이거 별로다. 하지만 홀더 펜슬 마니아 중에는 홀더는 드롭식! 이라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이건 뭐 다 좋은데 클립이 사라졌다. 원래부터 없는 건 아니고 자국이 있고, 기억에도 뭔가 있었다. 언제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코이노어처럼 원래부터 클립이 안 달린 리드 홀더를 내놓는 회사도 있지만 아무래도 있는 게 편하다. 뒤에 노크 부분은 간이 심연기다. 간이답게 뾰족하게 깎이진 않는데 기본적으로 연필도 뾰족하게 깎이지 않는 걸 좋아해서 이에 대한 불만은 없다. 그리고 살짝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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