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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유감의 뉴스들

by macrostar 2015.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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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 유통사의 한 간부는 "원래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약칭 블프)는 재고(在庫)가 많이 쌓인 연말에 가능한 행사이다. 한국에서는 재고 관리를 유통업체가 아니라 제조업체가 하므로 유통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블프라는 말에 걸맞은 할인을 할 수 있다." 현실을 정확하게 짚은 '입바른 지적'이었지만 회의를 주재한 산업부 간부는 "그렇다면 A사는 지금부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회의실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 후 회의는 정부 방침대로 일사천리로 진행...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을 다시 호출했다. 이번에는 "각 회사 홍보실에 얘기해서 언론에 좋은 기사가 좀 나오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 백화점 3사는 '블랙프라이데이 초반 실적이 좋다'는 보도 자료를 일제히 뿌렸다...(이것은 2에서 볼 수 있다).


기사는 여기(링크).



위 사진은 여기(링크)에서. 정가를 올린 다음 할인을 하고 있는 제품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생색내기 할인을 하는 업체를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업체에는 업체의 스케줄이 있는 법이다. 갑자기 반강제적으로 할인을 하라고 하면 결국 이런 방법 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정부가 블프 같은 걸 강제하는 데서 이 모든 문제가 출발한다.




2.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덕분에 썰렁했던 유통가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내년부터 매년 열릴 수 있도록 정례화하기로 방향을 잡고 관계 부처 간 협의도 진행 중...


기사는 여기(링크).




3. 너무도 "한국"적인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링크)... 


대통령이 말을 꺼내자 정부가 부랴부랴 ‘범국민적 세일’을 기획하고 나선다. 이어 정부는 유통업체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하고, 유통업체들은 납품업체들에게 할인 물량을 ‘할당’한다.... 


'강제 할인'에 동원된 중소 협력업체들의 말에 귀 기울여 봐야한다. 50%다 70%다 할인폭의 대부분을 제조사 이른바 브랜드들이 감내해야하기 때문이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상품으로 96만원에 판매된 정가 172만원짜리 TV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78만원에 살 수 있었다. 한 대형마트에서 1천290원짜리를 1천200원에 판다고 광고한 초코과자의 실제 최근 1개월간 평균 가격은 900원대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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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체의 할인을 정부가 주도하고, 언론에 듣기 좋은 기사를 요청하고, 그러면서 비판은 안 듣고, 자화자찬을 하고.. 이것들은 아주 궁합이 좋은 한 세트다. 관제 행사라니 정말 오래간 만에 이런 말을 들어보는데 이왕이면 만국기 같은 것도 펄럭펄럭 걸어 놓고 그러지... 그러므로 결론은 구매 대행, 배송 대행(링크), 라쿠텐(링크), 알리익스프레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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