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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세상 사는 이야기, 식사

by macrostar 201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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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쉼없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는데 간만에 한 템포 쉬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한 번. 여튼 밥을 먹는다. 내 경우 예를 들자면 50%정도는 사먹고 50%정도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때우는 거 같다. 여기서 "때우는" 게 언제나 문제가 된다. 


요새는 방송 덕분에 인터넷에 쉽고 간단한 레시피가 잔뜩 올라와 있어서 이것 저것 만들어 먹기도 쉬워졌다(예전에는 육수를 내야죠... 하는 소리가 들리면 마음 저 구석부터 답답해지니까, 물론 더 맛있겠지만 대단한 거 할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귀찮다. 요리에는 그다지 재능은 없는 거 같아서 대충 먹을 정도인데 다행히 설거지는 좀 좋아해서 여튼 열심히 치운다. 아주 심심할 땐 찬장에 그릇도 꺼내 주방세제를 바르고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의 예전 광을 되살려보려고 베이킹 소다를 넣고 끓여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23cm 스테린레스 후라이팬. 현재 스코어 깨끗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부끄러워서 작은 사이즈로... 저걸 다 씻어내려고 하는 데 잘 안되서 브릴로 쇠수세미라도 한 번 사볼까(약간은 핑계, 18개들이 7불) 생각도 하고 있다.


예전부터 급식 타입(=매번 반찬이 바뀐다)에 익숙해져 있어서 같은 메뉴를 두 번 연속 잘 못 먹는게 당면한 식단 리스트 작성의 가장 큰 문제점인데 보통은 스파게티-라면-김치찌개-라면-된장찌개-라면=-....-스파게티-라면-고기 구워먹자!-라면 뭐 이런 식이다. 중간에 라면은 짜왕, 둥지 냉면, 비빔면, 진라면, 신라면, 스낵면 등등 돌아가면서.


이러다보니 뭔가 한 방에 간단하게, 하지만 사먹는 거보다 간단하고 저렴하게 할 방법이 없나 고민하게 되었다. 예컨대 얼마 전 알탕이 너무 먹고 싶은 적이 있었는데 보통 일식집에서 점심 메뉴로 하긴 하지만 귀찮고 비싸다. 그때 뒤적거리다가 + 신세계 다니는 후배의 힌트(하지만 그 놈은 별로 안 좋아했다.. 집밥충들.. -_-) -> 몇 가지 레토르트를 찾게 되었다. 


그러면서 일종의 해방구가 마련되었는데 복잡한 요리(탕류)를 집에서 먹고자 한다면 레토르트로 먹자!다.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폭이 꽤나 늘어나는 장점이 있는데 이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이마트의 피코크와 CJ의 먹거리들이다. 아워홈에서도 나오는 게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참고로 여기에도 알탕이 있다.



우선 피코크는 이마트에서 판다(링크). 피코크는 정말 별게 다 있는데 예컨대 애타게 찾던 알탕은 물론이고 초마 짬뽕, 의정부 부대찌개, 순대, 족발, 오리불고기, 오징어 순대, 닭갈비 등부터 디저트용 떡, 마카롱 등등까지 나온다. 메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피코크 레커멘드 주간 식단 리스트. 반찬과 요리 보조(예컨대 육수) 재료도 판매하지만 그런 건 내 목적에 안 맞고 보통 갈비탕, 육개장, 알탕, 부대찌개 같은 종류로 구입해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꺼내 먹는다. 3분 카레처럼 그냥 물에 데워도 되긴 하지만, 권장 조리법을 보면 녹인 다음(얼어 있는 게 많다) 냄비에 넣고 끓여서 먹는 게 더 좋다고 되어 있다. 물론 즉석 가공 식품의 한계를 느낄 수는 있는데 파라도 약간 썰어 넣어 먹으면 훨씬 나아진다. 



또 하나는 씨제이다. 이건 피코크와는 약간 결이 다른데 일단 햇반이 중심이고 여기에 붙는 부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씨제이는 이걸 키울 작정으로 식료품 전문 쇼핑몰 씨제이온마트(링크)라는 것도 열었다. 가입하면 포인트도 주고 하는데 굳이 따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도 하겠지.


씨제이 쪽도 즉석 식품류가 있긴 한데 그렇게 중점 분야가 아니고 메뉴도 부실하다(링크). 이쪽은 우선 재난이 닥쳐도 들고 도망갈 수 있는 통조림, 가공식품류가 다양하다. 뭐니뭐니 해도 스팸이 있어서 신나는 거긴 한데... 여튼 씨제이는 비비고 붙어있는 것들이 훌륭하다. 그 유명한 비비고 왕교자(링크)는 물론이고 해물완자, 떡갈비를 비롯해 취나물 밥(링크), 곤드레 나물밥(링크) 같은 것도 있다.


취나물 밥은 품절이네. 여튼 할인 쿠폰도 발행중이니 필요하신 분은 여기(링크).




뭐 이런 걸 먹는다. 물론 이런 것만 계속 먹으면 문제가 생길 거 같고 이것 저것 돌아가면서 먹으면 된다. 메뉴의 선택은 종류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또한 방식(만들 것인가 - 레토르트 - 나가서 사먹을 것인가)의 선택이기도 하다.


점심 때 김치찌개를 만들었는데 마늘도 고추가루도 없다는 사실을 끓이다 깨달아서 맛없는 김치찌개를 먹으며 슬픈 김에 길게 적어 봤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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