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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을 위한 가을 스타일링

by macrostar 2015.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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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뒤적거리다가 텔레그라프에 위 제목의 기사(링크)가 실렸길래 올려본다. 몇 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항목의 제목은 원래대로, 나머지는 그냥 다 내 마음대로... 보통 나이가 어느 선을 넘지 않는 한 뚱뚱함도 중년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애들이 아닌 경우 입을 괜찮은 가을 남성 패션을 정도로 이해하고 출퇴근 룩은 아니고 가볍게 멋을 낸 나들이, 데이트 룩이다. 

 

 

1. 컬러

가을은 레드와 브라운의 계절이다. 옷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그렇다는 거. 단풍과 은행, 짙은 초목, 습기가 사라진 건조함, 찬바람 등등등. 제안의 핵심은 화이트 셔츠에 블랙 수트를 입으라는 거. 배경의 레드 앤 브라운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화이트 앤 블랙 조합은 날씬.. 까지는 아니어도 뚱뚱함을 조금은 감춰준다.

 

 

2. 타이

타이는 안 메는 게 낫다. 사실 날씨 좋은 가을은 어딘가 비격식의 느낌이 나는 계절이다. 환절기인 요즘, 겨울이 끝나는 4~5월도 마찬가지인데 거리에 나가보면 열혈 청춘의 반소매부터 추위를 많이 타는 이들의 싱글 코트까지 다들 제가 입고 싶은 대로, 필요한 대로 입는다. 그 다양성이 매우 사랑스러운 계절. 열어 놓은 단추 사이로 찬바람도 살살 들어와서 기분도 좋다.

 

 

3. 자세

패션 팁에 잘 안 나오는 건데 이게 중요하다. 사실 이것 때문에 옮겨 싣기로 했을 만큼 중요하다. 비싼 셔츠든, 싸구려 수트든, 폴리에스테르 구두든, 폭스의 우산을 들고 있든 자세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신체에도 좋다.

 

 

4. 캐주얼 웨어를 조심할 것

2번 팁에서 말했듯 가을 웨어는 다양성의 계절이다. 이건 또한 좀 갖춰 입으면 낮에 덥고, 너무 대충 입으면 밤에 춥다는 뜻이다. 여튼 몸은 언제나 편안함으로 회기하게 설계되어 있는 고로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후드 같은 캐주얼로 떼우려고 하는 성향이 고개를 든다. 그럴 때 심플하고 가벼운 코트는 훌륭한 아이템이다.

 

 

방수야 별로 필요 없지만 방풍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매킨토시의 더눈(Dunoon) 코트(링크) 같은 걸 하나 가지고 있으면 정말 유용하다. 왁스드 코튼 같은 걸 감당할 수 있다면 킹스맨(미스터 포터에서 영화 킹스맨에 나온 옷들을 기반으로 만든 컬렉션이다, 영국에서 장인들이 만든다)에서 나온 프린스 오브 웨일즈 체크가 들어간 코트도 근사하다(링크).

 

 

 

 

5. 헤어

이게 항상 문제인데 어제 마리텔의 차홍 편이나 김흥국이 이발하는 편을 한 번 보는 것도 좋다. 여유가 있다면 좋은 이발소(요새는 바버샵)에 가서 어드바이스를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여튼 자세와 헤어는 중년일 수록 더욱 중요하다.

 

 

6. 스카프

이걸 답답해 하는 분들이 꽤 많고, 너무 멋부리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스카프란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다.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 같은 게 물론 좋겠지만 사용 빈도가 그다지 높진 않으니(곧 겨울이다) Zara나 H&M에서 판매하는 스카프를 구입해 이걸 내가 정말 쓰려나 테스트 해보는 것도 괜찮다. 

 

실험이 끝나고 확신이 서면 대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옷이 많으므로 약간 밝고 포인트가 되는 스카프가 괜찮다. 너무 노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도록 다른 옷들은 보수적으로 끌고 가면 더 효과적이다. 나이 먹고 애처럼 입고 다니는 거 만큼 슬픈 광경이 또 없다.

 

 

위 사진은 둘 다 키톤의 린넨 스카프. 좌(링크), 우(링크).

 

 

7. 모자

요새는 애들이 페도라, 트릴비 같은 걸 쓰고 다니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자는 좀 별로다. 그리고 5번과 충돌한다. 하지만 또한 5번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뭐 근사한 페도라는 힙스터가 아니라 중년 아저씨가 써야 제대로 폼이 나기도 한다.

 

 

볼사리노의 페도라(링크).

 

 

8. 모이스쳐라이즈

위에서도 잠깐 말했고 누구나 다 알듯 가을이 오면 끔찍했던 습기가 사라진다.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건조해지고 날이 갈 수록 더 건조해진다. 다음 해 6월이 될 때까지 습기는 없다. 그러므로 피부가 중요하다. 예전에야 아저씨들 화장품은 다 대중 사우나에 놓여 있는 것과 비슷한 것들, 혹은 선물 받은 세트 정도만 썼지만 요새는 그래도 관심이 무척 많아졌다. 더불어 정보량도 너무 많아졌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백화점 1층에 있는 매장에 가서 물어보면 정말 친절하게 알려준다. 랩 시리즈, 키엘, 클라란스, 클리니크 네 가지 매장 중 하나를 가서 토너-로션을 구입한 다음 떨어질 때 쯤 다른 매장, 그 다음 번에도 다른 매장 식 하나씩 루틴을 도는 것도 괜찮다. 똑같은 것만 계속 쓰면 피부도 적응을 해버리고, 재미도 없고 그러니까. 기본은 토너와 로션, 좀 더 붙이면 세수할 때 클렌저, 여기서 더 붙이면 잠자기 전에 바를 에센스 순으로 자기가 할 수 있을 정도로 구비해 놓는 게 좋다. 좋다고 다 샀다가 안 쓰면 안 사느니만 못하다.

 

화장품 시대를 시작하는 제품으로는 아라미스의 랩 시리즈가 적합하다(링크). 접근의 허들도 낮고, 향도 거의 없고(향기나는 거 싫어하는 남자들이 참 많다), 구색도 쉽게 잘 갖춰져 있다.

 

 

9와 10. 슈즈와 우산

우선 우산은 한국의 가을엔 별로 필요가 없다. 한 달 가지고 다니면 하루 쯤 쓸텐데 그러다 고장이나 안 나면 다행이다. 슈즈는 너무 복잡하다. 좋은 구두는 하나 가지고 싶은데 설명 들으면 너무 복잡하고 귀찮고, 브랜드는 또 왜 이렇게 많고, 별로인데 수입이라고 괜히 비싸게 파는 거 아냐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냥 금강제화 매장에 가서 헤리티지라고 적혀 있는 데 모여있는 구두 중 마음에 들게 생긴 걸 사면 된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는 없지만 매장에 가보면 영국의 처치스나 크로켓 앤 존스 등도 수입해 팔고 있다. 그 물론 비싸지만(그리고 약간 무겁지만) 고품질의 구두에 욕심이 있다면 한번은 신어보는 게 좋다. 매장에 갈 기회가 없다면 롯데 닷컴에서 헤리티지 금강에서 판다. 처치스(링크), 다른 헤리티지 수입 구두들은 여기(링크).

 

패션 상식으로는 까만 바지에 갈색 구두는 별로다.. 정도만 알면 된다. 그리고 좋은 구두는 세상에 얼마든지 있으니 마음이 동한다면 부츠 같은 건 하나 있다면 유용하다.

 

 

위 사진은 존 롭의 첼시 부츠(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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