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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gent의 2015 가을겨울

by macrostar 201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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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슬슬 끝이 나가는 게 2015 가을겨울 시즌 제품 소개가 엄청 많아지고 있다. 보통 1년 전 쯤에 패션쇼가 있고, 백화점에 물건이 들어가는 시즌(예컨대 2015년 가을겨울 옷이라면 구찌라면 봄에 가봐야 하고 유니클로라면 6, 7월 쯤부터 가보면 된다) 쯤 광고 캠페인이 있다. 잡지에서는 계절에 맞춰 그 옷을 어떻게 입을까 하는 화보가 나온다. 뭐 이런 식으로 쉼 없이 뭔가가 나온다.


그리고 요새 란제리 이야기가 꽤 늘어난 이유를 잠깐 말해보자면 : 예컨대 디자이너가 만든 좋은 옷을 입는 다면 좋은 속옷은 필연적이다. 그리고 좋은 속옷이란 자기만의 세계를 또한 펼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옷과 함께한다. 대개의 경우 이 두 가지 옷은 한번에 바깥에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저 다른 세계가 함께 존재할 뿐 충돌하진 않는다. 거의 서포트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남자 속옷, 혹은 베이직 여성 속옷과 란제리 계열은 이 점이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이 세계는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


또한 가처분 자산의 한계로 겉과 속 둘 중 하나만 자기 만족적 소비를 할 수 있다고 할 때 예전에는 당연히 겉에 치중하는 비율이 높았다. 속은 베이직 계열로 일단은 해결할 수 있으니 우선은 바깥에 보이는 면에 치중한다. 요새는 잘 모르겠다. 차라리 속 쪽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유니클로 안에 아장 프로보카퇴르를 입는 건 마치 마티즈에 버킷 시트를 넣은 것처럼 불균형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마티즈와 버킷 시트가 실제로 존재하듯이 유니클로와 아장도 실제로 존재한다. 


패션이 자기 만족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내가 이렇게 보인다고 흥~"과 "내가 안에 저런 걸 입고 있지롱 흥~"간에는 꽤 재밌는 차이가 존재할 듯 싶다. 특히 속옷 계열은 남자 쪽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에(속옷 페티시의 비율은 유의미하겠지만 생각보다는 높지 않다) 익스트림한 자기 만족적 소비를 하겠다면 란제리 계열을 추천한다. 


특히 요새 이 쪽은 (비록 미국의 금융 위기 전 시장 규모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굉장한 수요들이 있고, 고부가가치 사업이고 그러므로 머리 잘 돌아가고 재주 좀 있다는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뭐 어쩌구 저쩌구 해도 이 블로그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맨 마지막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길게 이야기해 보도록 하고 아장 프로보카퇴르의 서브 브랜드 아장트의 2015 가을겨울 시즌 카탈로그는 Goes West!다. 룩북의 사진은 리즈 콜린스가 찍었다. 아장트는 알다시피 페넬로페 크루즈와 언니 모니카, 그리고 아장 프로보카퇴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쇼튼이 함께 꾸려가는 브랜드다. 


페도라와 카우걸은 사실 매우 흔한 이미지다. 속옷 좀 만든다 하면 이번 시즌은 이걸로 가볼까...?라고 한 번은 생각해 볼 듯 한데 페도라를 쓰고 부츠를 신은 다음 초원으로 가지 않고 양털 카페트가 깔려 있는 밝은 호텔방으로 갔다. 이런 사뭇 틀에 박힌 부분, 부실한 세계관이 아장에 비해 아장트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아닐까 싶긴 한데 여튼 서브 레이블이니까.




이번 시즌 풀 제품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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