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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Casual : 서브컬쳐 시리즈 2

by macrostar 201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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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dy Boy - Mod - Skinhead - Punk - Mod Revival - Casual - Acid House - Madchester/Baggy

계획이 없이 시작된 거라 순서가 약간 엉망이 되었는데, 이전에 매드체스터, 배기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한 적이 있다. 이왕 시작한 김에 겸사겸사 이쪽 계열을 쭉 정리해볼까 생각 중이다. 그 바닥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겉핥기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우선 해둔다. 이번에는 Casual. 예전 Madchester / Baggy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고.

Madchester, Baggy - fashionboop.com/326

시작하는 김에 덧붙여 말해둘 것은 이런 타국의 역사적인 유래나 이유가 있는 개념들은 굳이 경직된 마인드로 받아들일 필요는 당연히 없을테고, 그냥 이런 줄기에서 이런 이유로 이런게 나왔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스톤 아일랜드 자켓에 프라다 모자, 누디진 데님까지 입었는데 거기에 닥터 마틴을 신었다고 하나가 틀렸잖아! 캐주얼과 스킨헤드는 적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한국에서 하는 사람은 혹시나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이왕 해보는 거 구색을 맞춰 입고 나가는 재미도 있을 거다. 어디까지나 레퍼런스 확충과 '인용'을 이해하는 데이터 정도.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영국의 패션 역사에 집착하는 경향이 조금 있는데, 트래디셔널 브랜드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글루스에 간단히 올려놓은 포스팅들이 있다. 그건 아래 링크를 참조.

영국의 트래드셔널 브랜드들(링크)



먼저 소개할 단어가 있는데 이런 축구 서포터에서 나온 문화를 Terrace 컬쳐, Terrace 스타일이라고 한다. Terrace는 영국말로 스태디움의 관중석을 말한다. 그리고 옷은 Clobber라는 말을 많이 쓴다. 둘 다 출처가 영국이라 그렇다. 즉 Casual Clobber를 검색하면 여기서 말하는 Casual과 관련된 옷들을 파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이제 본론을 시작해보자면 Casual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다. 우선 가장 많이 쓰이는 포멀 웨어와 구분되는 캐주얼 웨어할 때 Casual. 그리고 Casuals F.C라고 런던의 오래된 아마츄어 풋볼 클럽이 있다. 또 60, 70년대 활동하던 The Casuals라는 영국 밴드도 있다. Jesamine이라는 곡 꽤 괜찮다. 

그리고 The Casuals United라는 단체가 있다. 영국의 풋볼 캐주얼스들이 응원하는 팀, 인종 관계없이 다 함께 뭉쳐 안티-이슬람, 반 지하드를 실현하자는 평화 지향의 프로테스트 단체다. 이거 말고 English Defence League, Far Right라는 반 이슬람 훌리건 모임도 있다. 여하튼 여기에 나오는 캐주얼이 오늘 말할 캐주얼이다.



영국의 대중 문화, 서브 컬쳐의 많은 부분이 축구-음악-패션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축구-패션이 연결되는 일련의 역사가 있는데 50년대 테디 보이(Teddy Boy), 60년대 초반의 모드(Mod), 그리고 역시 60년대 말의 스킨헤드(Skinhead), 그리고 70년대 말의 모드의 부활(Mod Revival)이 있다. 간단하게 맨 위에 나열해놨다.

Mod Revivalist들은 이후 등장한 스킨헤드 Revival, 테디 보이 Revival, 거기에다가 캐주얼, 펑크, 락커 등과 잦은 충돌을 겪는다. 말이 충돌이고 패싸움이다. 


락커들을 치러 가는 모드들. 이런 분위기.


 

캐주얼은 1980년대 초반 즈음부터 영국 전역으로 퍼졌는데 축구 응원 문화, 그 중에서도 훌리건 문화에서 나왔다. 하도 여기저기서 싸우고 부수고 해 대니까 경찰의 표적이 되어 경기장 출입이 어렵게 되었는데, 그래서 비싼 유럽산 디자이너 브랜드 옷이나 스포츠 레이블을 입고 가자 하고 나온 게 캐주얼이다. 또 이렇게 입고 함께 몰려 다니면서 라이벌 클럽팬들을 위협하자는 의미도 있다. 이런 점에서 예전에 포스팅한 랄프 로렌을 입는 브룩클린의 갱단들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다.

랄프 로렌을 입는 브룩클린의 갱단 http://fashionboop.com/213  

이들의 원칙 중 하나는 절대 자기가 응원하는 축구 클럽의 컬러 옷은 입지 않았고, 그래서 라이벌 팀들의 퍼브에 출입(정확히는 잠입)하는 게 보다 용이했다고 한다.



캐주얼의 시작은 70년대 후반 리버풀 F.C와 에버튼 F.C의 팬들이라고 여겨진다. 

2008년 리버풀 데일리에 실린 자랑스러운 그들의 역사.
Liverpool's Casual Culture : Leading the World in Style (링크)

위의 브룩클린 갱단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입던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온 비싼 옷들도 거의 훔친 것들이었다. 초기에는 영국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주를 이루는데 Lacoste나 Sergio Tacchini의 셔츠, 그리고 아디다스 트랙탑 중에 레어한 것들이었다. 당시 경찰들은 스킨헤드들이 주로 신는 닥터 마틴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고 한다.

80년대 들어 Pringle, 버버리, 필라, 스톤 아일랜드, Umbro, CP Company, 라일 앤 스코트, 랄프 로렌, 벤 셔먼, 프레드 페리, Kappa, 슬래진저 등으로 자주 사용되는 브랜드가 확대된다. 스톤 아일랜드의 자켓 같은 경우는 매우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80년대 말에 들어가면서 Acid House, Rave, 매드체스터 등 그래도 평화로운 문화가 득세하면서, 폭력적이었던 캐주얼 문화는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캐주얼 문화는 다시 찾아오는데 스타일이 약간 변한다. 즉 이들은 평범한 서포터들과 자신을 구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캐주얼 룩을 시도한다. 옷은 더 고급스러워져서 위에서 말한 브랜드들 외에 프라다, 휴고 보스, 만다리나 덕 같은 브랜드들도 사랑받는다. 그렇지만 역시 경찰의 집중 단속 대상이 되었고, 특히 고급 브랜드들은 캐주얼과 연관된 제품들을 판매에서 제외시키는 조치 등을 취하기도 한다.



요즘은 이런 느낌. 프라다나 버버리의 모자, 자켓이나 반코트, 누디진이나 에드윈 등 청바지, 아디다스 운동화. 얼굴을 가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들어서 캐주얼은 좀 더 언더그라운드 룩에 가까워지면서 메인스트림 브랜드 문화를 탈피해 독립적인 소규모 브랜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브랜드는 안된다 이런 건 많이 없지만 다른 단체들과 구별 정도 하는 정도다. 예를 들어 캐주얼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이트에서 닥터 마틴이나 크리퍼 슈즈, 드레이프 자켓을 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00년대 들어서 캐주얼은 좀 더 대중적이 되어 간다. The Streets의 뮤직 비디오 같은 건 많은 부분에서 전형적인 캐주얼 룩을 보여주고 있고, 잡지나 영화에서도 캐주얼 룩에 대해 재조명을 한다. 2004년에 나온 The Football Factory 같은 영화에서는 이런 서브 컬쳐들을 조금 자세히 볼 수 있다. 요즘 들어서도 어떤 캐주얼들은 스톤 아일랜드의 자켓을 여전히 입고 다니는데, 경찰의 관심을 좀 덜 받기 위해서 팔에 붙이는 나침반 패치는 떼고 사용하는 추세라고 한다.




위에서 말한 버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시 발전해 나가는데 특히 요즘에 버버리를 애호하는 10대들을 Chav라고 불린다. 루마니아 단어로 Child라는 뜻이라고. 모자는 빼놓을 수가 없고, 버버리 체크도 애호의 대상이다.



이러고 다니는 걸 Chav라고 한다. 왼쪽이 전형적인 패턴.


Baggy와 Casual을 우선 했으니 앞으로 위에서 말한 테디 보이부터 시대순으로 주르륵하고, Chav, Lad, Soulboy, Spide, Scallie, Prole Drift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예정이다. 시간 기약은 없고 태그에 '서브컬쳐'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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