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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드라이기는 다 못생겼다

by macrostar 2015.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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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홍의 두피 관리(링크) 이후 두 번째 헤어에 관련된 이야기. 헤어 드라이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같이 너무 못생겼다는 거다. 방에서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고 가끔 뭐 신박한 거 없을까 찾아보는데 물론 없다. 원초적 생김 자체가 못생김을 내재하고 있어서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 


왜 저렇게 못생겼을까 생각해 보자면 일단 거치의 문제점이다. 생긴 거 자체가 바닥에서의 안정된 거치가 불가능하게 생겼다. 그러므로 그 특유의 불안한 생김새를 숙명처럼 달고 있다. 그나마 챙겨 놓자면 매달아 놔야 하는데 무슨 업장도 아니고 또 매달아 놓는다고 이 정도면 됐다...가 되지도 않는다.


뭐 여튼. 지금은 유닉스에서 나온 이온이라는 이름의 헤어 드라이어를 쓰고 있다.



예전에는 접히지 않는 평범한 모양을 썼었는데 여기다 둬도 걸리적 거리고, 저기다 둬도 걸리적 거리고 해서 고장난 이후 폴딩형으로 바꿨다. 끝 부분에 거치 고리가 있어서 눈에 안 보이는 벽에 걸어놓는다. 뭐 저건 컬러도, 생긴 것도 다 엉망이다. 


물론 기능면에서는 꽤 훌륭하다. 유닉스 전자야 다들 알다시피 헤어 드라이기의 별, 수출 1위 기업... 기본적으로 찬바람, 뜨거운 바람은 강/약 그리고 정지 이렇게 4칸은 있어야 하는데 가만 보면 은근히 찬바람이 안 나온다든가, 뜨거운 약풍이 없다든가 하는 것들이 많다. 손바닥만한 여행용이면 몰라도! 


이건 헤어 드라이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원가 절감한답시고 막 빼서 그렇다. 그런 개념없는 제품은 절대 사지 말아야 한다. 나 같은 경우 강아지에게도 써야 하기 때문에 찬바람과 약풍은 더욱 중요하지만, 사람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이 제품은 나오지 않는 거 같고(다행이다) 폴딩에 스위치 4칸 짜리는 꽤 여러가지 있다.



지금 구입한다면 이쯤으로 사지 않았을까(링크). 12,900원. 더 저렴한 것도 있긴 하지만 보면 한숨이 나오면서 H.P를 떨어트리는 제품이 있다는 걸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H.P 회복에는 또 맛있는 걸 먹거나 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균형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


여튼 헤어 드라이기는 유닉스가 괜찮은 거 같다. 가격 차이도 얼마 안나는데 몇 천원 아끼겠다고 무명씨를 쓰면 일이 더 커진다.



내가 긴머리였거나 여성이었다면 이런 걸 구입해 어딘가 구석에 숨겨놓고 썼겠지(링크). 오른쪽은 크림 화이트 색이 그나마 좀 안도감을 주는데 가격이 왼쪽이 3만, 오른쪽이 2만인 거 보면 터보노즐이라는 뭔지 모르는 거창한 문구가 적혀 있긴 해도 왼쪽이 더 좋은 건가 보다.



여튼 찾아본 것 중에 이런 걸 구해볼까 했던 걸로 브라운에서 1970년대에 나온 게 있다.



심플한 게 귀엽긴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좀 심심하고 싸구려 호텔에 붙박이로 붙어있을 거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컬러가 시선을 흐려놔서 예쁘게 보이는 것도 있다. 거치도 어렵게 생겼다. 저걸 어디에 어떻게 둘 것인가. 그래도 이런 걸 한 번 구해볼까 싶어서 찾아본 적 있는데(이베이 같은 데 가끔 있다) 당연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오래된 모터는 좋을 게 없다. 전기도 많이 잡아먹고 성능도 안 좋다.



이런 것도 있는데 버튼이 수상하다. 별로일 듯.




무인양품 전자기기에도 이런 게 있다. 지금은 하얀 색만 파는 듯. 기본적인 모습은 사용중인 유닉스 이온 폴딩형과 다를 바가 없는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거치 고리도 잘 붙어있다. 이건 매달아 놓으면 된다. 그렇지만 또 예쁘긴 해도 이 단순함은 마치 토요코인 같은 데 있을 듯한 심심한 분위기다(토요코인 방 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면 그 이상한 무늬의 이불만 빼고 통째로 그렇게 바꾸고 싶은 생각은 약간 있다). 그나마 고를 수 있는 것 중엔 제일 나은 거 같다. 물론 4칸 스위치다. 역시 무인양품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님. 


하지만 문제는 한국에 없기 때문에 일본 무지에서 사야하고(링크), 100V 전용이다. 1자 콘센트고 확실하진 않지만 적혀 있기로는 100V 1200W(링크), 220V 공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마음에 드는 헤어 드라이기를 쓰겠다고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물건 중 하나인 변압기를 가져다 놓을 수는 없다.





참고로 토요코인 헤어 드라이어. 까만 것도 있는데 여하튼 굉장히 거창한 모습으로 거치되어 있다.





각종 호텔 거치 헤어 드라이어. 위에서 말했듯 애초에 생긴 게 글렀고, 공간과 어울리는 튀지 않은 배치 따위는 불가능하다.






이왕 그렇게 됐으니 멋대로 살자... 싶은 걸로 이런 것들이 있다. 그래봐야 헤어 드라이어를 보는 게, 손에 쥐는 게, 쓰는 게 즐겁다 싶을 정도로 생긴 건 없다. 그리고 저 총 모양은... 제조사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색이라도 예쁜 걸 사보자 하면 이런 것도 있다. 프로용으로 259불이니 과하게 비싸긴 한데(링크) 뭐... 적어도 빨리 손에서 떼어 내고 숨겨놓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참고로 일본 위키피디아의 헤어 드라이어 설명에 의하면 프로용 헤어 드라이어는 가정용 제품보다 훨씬 높은 고온과 잦은 사용의 내구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쓴다고 오랫동안 쓸 수 있게 만든 건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즉 이왕 사는 거 프로용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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