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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by macrostar 201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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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은 원래 국가 원수같은 사람들의 의전용으로 시작되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 중 '아가멤논'에 나온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이 트로이 원정에서 귀환하는데, 그 사이 아이기스토스와 밀회하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Red Path를 만들어 환영을 한다. 

"Now my beloved, step down from your chariot, and let not your foot, my lord, touch the Earth. Servants, let there be spread before the house he never expected to see, where Justice leads him in, a crimson path." 


이 붉은 길은 오직 신만에게 허락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아가멤논은 이렇게 대답했다.
"I am a mortal, a man; I cannot trample upon these tinted splendors without fear thrown in my path."

여튼 결국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과 그의 애인 카산드라를 살해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고 현대에 와서 레드 카펫은 행사장에서 VIPs들이나 셀러브리티에 대한 예우의 일부로 활용된다.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영화제다.

 
2013 깐느에서 판빙빙. 루이 비통의 커스텀 드레스를 입었다. 바닥이 틀림없이 빨간 색일테니 붉은 계통 드레스는 잘 안 입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찾아 보면 크게 아랑곳하진 않는 거 같다(). 일종의 관용 어구로 바닥에 빤히 파랑색이나 회색카펫 같은 게 깔려있는게 보이는데도 그냥 레드 카펫이라고 한다. 그래도 레드 카펫은 레드 카펫이다.

근래의 분위기로는 패션 레이블들도 그렇고 다른 여타의 것들에서도 대충 레드 < 블랙 < 플래티넘의 폼이 사용된다. 그러고보면 왜 다른 장르에서 블랙 카펫이나 플래티넘 카펫같은 걸로 치고 나가지 살짝 궁금하다. 고대 그리스 신화니, 오직 신에게만 허락된 길이니 뭐니 해도 그런 거 언제부터 그렇게까지 따지고 상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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