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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구찌의 2015 FW를 돌아본다

by macrostar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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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래도 연말이라고 약간 부지런을 떤 덕인지 해가 가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워낙에 인력 풀이 작아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지 몰라도 여튼 다행히 미션은 나름 완수한 듯해서 기쁘다. 여튼 그러다 오늘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데뷔 시즌 이야기를 잠깐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김에 집에 와서 다시 살펴봤다. 


미켈레가 뭘 보여줄 지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과연 구찌가 어찌 되려나 하는 이야기를 쓴 적도 있는데(링크) 케링 입장에서 보자면 상황은 훨씬 좋게 돌아갔고, 구찌는 문자 그대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최전선의 브랜드가 되었고, 2017년 상반기에 드디어 같은 케링 예하의 브랜드 YSL의 매출을 따라잡기도 했다. 



어쨌든 2015 FW(링크).




이 컬렉션을 상당히 좋아했는데 프리다 지아니니 시절과 확실히 다른 새로운 구찌, 예전 구찌가 생각나는 화려함, 뭔가 마구 섞어놓은 듯한 혼란스러움, 그러는 와중에 고급스럽게 정리된 마무 등등이 매우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어느 시점에서 펑하고 튀면서 혼란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이 복잡하게 뒤섞이며 극대화되었고(아마도 바로 다음 컬렉션인 2016 리조트에서 티가 나기 시작한다 - 링크) 2017 시즌인가에 등장한 로고들이 구찌 매출을 주도하면서 그쪽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처음 컬렉션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고 이후는 막연한 모색이라기 보다는 시장의 반응에 꽤 민감하게 대응한 거 같다. 이건 여튼 옷 장사고, 그러므로 반응에 대응하는 건 당연하고, 게다가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되 예상할 수 있는 식으로 움직이지 않은 건 역시 훌륭한 점이다(링크).



분명 구찌가 하이 패션의 티셔츠 장사를 주도하고 있는 디자이너 하우스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여전히 구찌의 컬렉션은 복잡다단하고 하이 엔드 옷의 비중이 높다. 뎀나 즈바살리아(링크) 혹은 버질 아블로가 티셔츠와 운동화를 팔면서 뭐라 말하기 좀 애매한 컬렉션을 내놓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지금의 돌아가는 분위기는 암만 봐도 저기서 하이 엔드 의류가 차지하는 자리가 늘어날 낌새는 별로 보이지 않고 이대로 가면 옷을 만드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구두 장인처럼 크래프트맨십의 영역이 되거나 혹은 예술가들이 진입하거나 하는 그런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뭐 물론 여전히 컬렉션을 전개하는 많은 디자이너 하우스들이 있지만 그런 곳들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기념품 혹은 으례 구입하던 사람들이 으례 구입하는 옷이 되어 버리면 시즌 컬렉션을 이끄는 디자이너 하우스로는 역시 좀 문제가 있지 않나.



PS)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여태까지 뎀나 즈바살리아, 뎀나 바살리아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적었는데 이제부터는 뎀나 바잘리아로 통일한다. 이렇게 통일이 되어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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