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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시 드레스드

by macrostar 201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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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 프레시 드레스드(Fresh Dressed)라는 영화가 있길래 봤다. 힙합의 등장을 짧게 보여준 후 힙합 패션의 등장과 발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 같은 건 없지만 (그래서 약간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일목요원하게 정리해 주고 있기 때문에 힙합 패션의 역사에 관심이 있고 시간이 있다면 한 번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아 폴로가 한참 힙합 씬에서 인기가 있던 시절 토미 힐피거가 트렁크 가득 옷을 싣고 와서 공짜로 나눠줬다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몰랐음. 폴로를 입는 갱단의 이야기는 예전에 쓴 적이 있다(링크). 당시 상식의 수준이 부족한 점이 있어서 약간 어설프지만 갱 패션이 결국 스트리트 패션이다.


영화를 통해 한 눈에 파악하게 된 게 있다면 어떤 긴 사이클이다. 커스텀 데님 재킷, 구찌와 베르사체 같은 걸 가져다 입는 것(샘플링과 대퍼 댄, 예전에 대퍼 댄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 거 같은데 찾아보니 없네, 조만간 간단히 요약하는 걸로) 폴로와 버버리, 오리지널 스트리트 브랜드 그리고 고급 오리지널 스트리트 브랜드(칼 카나이와 션 존), 그리고 다시 구찌와 지방시로 이어지는 긴 줄기는 결국 더 좋은 걸 향해 돌아오는 긴 여정을 보여준다. 


럭셔리 패션으로 나아갔지만 결국 다시 지방시로 돌아왔다는 건 사실 극복에 아직은 실패했다는 뜻이다. 즉 이 영화는 미국의 패션이 그리고 미국의 힙합 패션을 이끄는 이들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유럽 디자이너 패션에 대한 동경과 컴플렉스, 극복에의 열망을 보여준다. 


한 바퀴를 돌았고 아직 더 좋은 것이 되진 못했지만 이제는 카니에와 리안나가 있고 슈프림은 루이 비통과 콜라보를 하고 있다. 과연 이 다음 스텝은 어떤 모습이 될 건가, 유럽의 패션은 어떻게 대응할 건가... 같은 게 앞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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