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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랄프 로렌을 입는 브루클린의 갱단

by macrostar 201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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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갱들 중에 입는 옷의 색 같은 걸 맞추는 곳들이 있다. The LA Bloods라는 갱단은 붉은 색 옷을 입고, 그들의 라이벌인 The Crips라는 갱단은 파란 색 옷을 입는다고 한다. 합치면 펩시 콜라네. 이유는 간단한데, 알아보기 쉽기 때문이다. 빨간 옷을 입고 총 질을 하다가 빨간 옷이 보이면 안 쏘면 된다. 뒤섞여서 경기하는 축구의 유니폼 같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뉴욕 브룩클린에 80년대 말에 만들어진 The Lo-Lifes라는 갱단이 있다. 그들은 랄프 로렌만 입는다.

 

 

요즘은 대충 이런 느낌인 듯. 최근 Viceland에서 인터뷰한 기사가 있는데 거기 있던 사진이다(링크)

 

우연히 랄프 로렌을 입는 갱단이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아하, 재밌네 이 양반들, 하고 좀 더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긴 이야기가 뒤에 있었다. 이제 그 이야기다. 갱단의 비합법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서방파가 앙드레 김만 입고 다닌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

 

 

 

랄프 로렌의 본명은 Ralph Lifshitz, 브롱크스 출신으로 부모님은 유태계 이민자다. 그는 험블한 시작이었던 브롱크스를 뒤로하고 패션 사업에 진출했고 1967년 브랜드를 런칭한다. 알다시피 랄프 로렌의 폴로는 요트, 스키, 폴로, 테니스 같은 아메리칸 중산층을 겨냥한 옷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Big Vic Lo라는 사람이 있었다. 1988년에 길거리에서 여자를 꼬시려고 이래 저래 말을 붙이던 그에게 여자는 "You are a Low-Life"라고 쏘아붙였다. 폴로의 옷을 좋아하던 Big Vic Lo는 "그래 맞아, I were Lo everyday and "Lo" is my life!"라고 대답했다. Lo는 Polo의 뒷 부분이다. 보통 이 동네에서는 Lo라고 불렀다. (Big Vic Lo는 Thirstin Howl III라는 이름의 힙합 뮤지션이 된다)

 

Utica 애비뉴에서 어슬렁거리던 Ralphie Kids가 있었고, Brownsville에서 어슬렁거리던 Polo USA(USA 는 United Shoplifters Association의 약자다, 말하자면 상점털이 연합)가 있었다. 흑인, 멕시칸, 푸에르 토리코에서 온 10대, 20대 젊은이들은 화려한 뉴욕 안에서 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들은 뉴욕 전역의 폴로 매장을 돌아다니며 옷을 훔치고, 싸우고, 파티를 하고, 꼬실 여자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폴로를 좋아했고, 항상 입고 다녔다. 이 몇개의 연합들이 다 합쳐져 The Lo-Lifes가 된다. 여기서 Lo는 물론 Polo다. 그리고 The Lo-Lifes의 모토는 'money, hoes and clothes'.

 

 

 

왜 폴로가 되었을까에 대해서 명확한 건 없다. 여하튼 그들은 모두 랄프 로렌을 사랑했다. 폴로 선수의 로고와 커다란 프린트들, 선명한 색상, 볼드한 디자인, 그리고 랄프 로렌이 브롱크스라는 얼추 비슷한 험블한 동네에서 출발해 그토록 성공한 것도 멋져보였다. 이들은 심지어 감옥에 들어가서도 폴로 옷을 조달해왔다고 한다.

 

이 사진은 Viceland에서(링크
 

그리고 이 브룩클린의 언더그라운드 세상을 통해 폴로의 옷들은 Thirstin Howl III을 비롯해 Rack-Lo, Lo-Life, Mayhem, Ralph Lo 등을 통해 뉴욕 힙합 신에 편입된다.

 

랄프 로렌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러든 저러든 힙합의 일부로 폴로의 옷들은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Enyce, Rocawear, Mecca, Ecko같은 힙합 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은 폴로 옷의 강력한 영향을 받아 그렇게 생긴 옷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Supreme, Acupulco Gold, 10 Deep 같은 브랜드들로 이어진다.

 

 

이런 게 괜히 나온게 아니다. Acapulco Gold의 라운드 티. (티니위니는 곰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진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The Lo-Lifes에서 어슬렁거리던 노스필리라이더는 2005년에 이렇게 말했다.

 

"토미 힐피거는 거리에서 아마츄어다, Izod는 구식이고 Versace는 힙합 패션 사전에 이름이 올라있지도 않다. The head honcho in labels and brands는 랄프 로렌의 폴로다. 그는 여기서 신처럼 추앙받는다. 심지어 랄프 로렌의 사진을 지갑에 넣어다니고 다니는 놈들이 있을 정도다"

 

 

 

Braydon Olsen은 사진작가다. 그는 브룩클린의 친구 집에 갔다가 친구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룸메이트가 엄청나게 많은 랄프 로렌의 옷을 가지고 있는 걸 봤다. 거기서 The Lo-Lifes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이 패션 빅팀 갱단의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다.

 

 

여기 알아듣기 쉬운 5분짜리 비디오가 있다. 다큐멘터리의 예고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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