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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청바지는 안빠는 게 맞는 건가 3 - 환경

by macrostar 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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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세탁과 관련된 세 번째 글이다. 첫 번째는 빨지 말자(링크)였고 두 번째는 빨자(링크)였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이 이야기를 계속 쓰게 된 이유는 옷을 바라보는 태도를 재조명하는 데 있다. 자기 주변의 소소한 일들을 얼마나 매니지먼트할 건가 하는 건 각자의 태도와 세계관에 달려 있다.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걸 보다 철저히 하면 된다.


어쨌든 세 번째 이야기는 좀 더 거시적인 이야기로 바로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좋은 옷을 사서 - 오래 입고 - 가능한 빨지 말자가 되겠다. 셋 다 지키지 않는 거 보다는 둘 혹은 하나만 지키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이미 적었던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이야기는 셀비지 데님, 그 중에서도 페이딩을 주로 다루는 헤델스(링크)에 실린 이야기를 첨삭한 거다. 


데님은 역시 솜털. 얼마 전 여기에서 판매한 슈가 케인의 청바지(링크)가 솜털이 매우 훌륭하다. 털북숭이 같지도 않고 매끈하지도 않고 존재감이 확실하다. 슬러브도 분해될 거처럼 요상하지 않고 은근 고르다. 요새 슈가케인 청바지하고도 다름.



1. 가공된 청바지를 사지 말 것 : 디스트레스드, 페이딩 같은 걸 사지 말고 로 데님을 사자는 이야기다. 사실 가공 청바지는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사람 손이 매우 많이 가기 때문에 스웨트 샵 문제가 있고 후처리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있다. 리지드 데님을 구입해 페이딩 해 가면서 입는 게 그런 문제를 조기에 방지할 수 있다. 후처리에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도 훨씬 비싸다. 물론 누가 어디서 어떻게 후처리를 하는 지 확실하게 드러나 있고 + 그 가격을 지불할 용이가 있다면 전자의 문제는 해결된다. 즉 후가공 청바지를 살 거면 아주 좋은 걸 사자.


2. 고쳐 입어라 : 이건 여러가지 가치관의 문제가 개입된다. 왜냐 하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의 좀 괜찮은 청바지 수리점에서 뜯어진 부분을 고치는 데 보통 2만원 정도 한다. 이 정도면 벌써 유니클로 매대에 놓인 재고 청바지 가격이고, 두 군데가 뜯어져 4만원이 필요하다면 유니클로 신제품 청바지가 가시권 안에 들어와 버린다. 사실 여기는 그래도 싼 편이다. 일본의 몇몇 청바지 전문 수선점에서 수선 내역 올린 걸 종종 보는데 고치는 청바지의 신품 가격을 훌쩍 넘어버리는 일도 예사로 있다.


이왕이면 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이런 태도는 가지기가 어렵다. 청바지 페이딩에 재미를 가지는 게 좋은 해결 방안 중 하나다. 3, 4년간 페이딩을 했는데 이걸 치우고 새로 시작하려면 깝깝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다. 개인적으로는 가벼운 수선은 그냥 혼자 바느질로 하고 있다. 사시코 세트 같은 거 하나 사 놓으면 점점 카피탈 데님처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3. 중고를 사라 : 이걸 꽤 권장한다. 옷의 중고 거래가 활발한 건 좋은 일이다. 옷에게도 제 자리에 가서 새 생명을 얻는다면 좋은 일일 거다. 


4. 가능한 빨지 마라 : 이 문제는 앞서 두 개의 글과 겹친다. 참고로 리바이스에 의하면 청바지 한 벌의 수명 동안 평균 3700리터의 물을 소비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링크)에서 읽어볼 수 있다. 물론 그렇지만 세탁을 하지 않아 타인의 삶을 방해하거나, 뭐가 나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것도 환경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면사가 삭아서 옷의 수명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즉 물만 아낀다고 될 일이 아니고 모든 건 알맞은 발란스... 여튼 뒤집어서 바람 잘 부는 곳에서 말리기라도 자주 해야 한다.


5. 천연 세제를 사용해라 : 잘 빨지도 말라고 하면서 천연 세제까지 쓰라니 너무 각박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청바지를 잘 보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청바지 전용 세제까지 갈 거 없이 그냥 닥터브로너스로 세탁해도 되고 없으면 바디 워시 써도 된다.


6. 손세탁을 해라 : 알다시피 세탁기는 물을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거친 세탁의 과정은 청바지에 좋지 않다. 뭐... 발로 밟는 것도 괜찮다. 크게 세탁-헹굼-탈수로 나뉠 수 있으니 탈수 제외하고 두 부분 중 하나 정도 손으로 하는 것도 괜찮지 싶다.


7. 널어서 말려라 : 뒤집은 채로 널어서 말린다. 직사광선은 없는 게 좋고 바람은 좀 통하는 게 좋다.


8. 로컬 브랜드를 사라 : 이 문제는 복잡하다.


9. 좋은 걸 사라 : 아무 거나 막 사지 말고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걸 사라는 이야기다. 알겠지만 이건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10. 제조 과정이 투명한 기업의 제품을 사라 : 이건 8, 9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뭘 하는 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기업은 당연히 수상하다.


11. 마지막은 안 쓰는 옷은 기부해라 : 그렇다.



참고 : 2번과 관련해 면 제품 정도는 살짝 뜯어진 부분을 그냥 바느질로 고정시켜 쓴다. 이런 거 할 때 청바지의 경우 짙은 초록색 실이 좋은 거 같다. 까만 거, 하얀 거 등등 써봤는데 제일 눈에 안 띔. 하늘색이 좋다는 주장도 있고(페이딩된 컬러와 비슷하다), 까만색이 좋다는 주장도 있다(어차피 수선할 정도면 좀 너저분하니까). 노랑, 주황 등 원래 쓰는 색과 맞추려고 하는 건 너무 품이 많이 들고 사실 별로 보람도 없다.


잘 안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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