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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인스타그램은 패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by macrostar 201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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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렌티노 2015 가을 오트쿠튀르는 대략 이런 분위기였다.



위 사진은 뉴욕 타임즈 T 매거진 트위터에 올라온 건데 T 매거진에 가보면 이번 발렌티노 비디오 스트림도 볼 수 있다(링크).


여튼 로마의 신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엄한 오트쿠튀르였다. 그런데 사이트에서 옷을 하나씩 보다 보니 이런 게 나왔다.



한국 방송의 막무가내 모자이크도 아니고 메인 스트림 패션쇼에서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처음 봤기 때문에 바로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었는데... 물론 오트쿠튀르, 그게 아니라 레디 투 웨어 패션쇼라고 해도 자체 검열을 하겠다고 저런 걸 하는 디자이너는 없다. 그러므로 저 니플 가리개는 어떤 의도가 충만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인스타그램은 이유와 의도, 연유를 불문하고 여성의 니플이 나오면 무조건 밴을 먹인다. 몰래 찍어서 올리는 거야 범죄고 또한 어덜트 포르노의 경우라면 여러 기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기가 올리겠다는데 올리든 말든 상관할 이유는 없고, 게다가 남성 쪽은 상관을 안 한다. 그래서 이와 연계해 #FreetheNipple 같은 해시태그 캠페인도 있고, 남성 니플을 합성해 올리는 무브먼트도 있다(링크). 


그리고 패션 쪽으로 생각해 본다면 올릴 수 있는 사진의 폭이 한정된다. 요새 패션 쪽을 보면 컬렉션이 있으면 제일 처음 패션쇼장의 에디터 등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몇 시간 지난 다음 보그 등 패션 사이트에 좀 더 선명한 풀 컬렉션이 올라온다. 즉 첫번째 관문에 뭔가 가림막이 있다는 거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은 꽤나 주요 매체로 몇 년 째 등극해 있기 때문에 컬렉션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알게 뭐야...라고 하든가, 알아서 조절을 해야 한다. 즉 디자이너가 머리 속에 염두에 둘 선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거다.


저번 201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Jacquemus 컬렉션의 경우 꽤 톱리스가 많았는데(링크) 왜 이 쇼는 아무도 인스타그램에 올리지 않을까라는 인스타그램 비판 기사(링크)가 실린 적도 있다.


그리고 맨 위 첫번째 사진 보면 가슴 라인 위로 선이 그어져 있다. 예전에 어디엔가 올린 적 있는데 베르사체 등의 드레스들도 보면 이 부분을 아주 교묘하게 가리고 있는 드레스들이 많아 졌다. 이 드레스는 어쩔 수 없으므로 이대로 간다는게 아니면 결국은 교묘한 가림을 선택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메인스트림 패션계의 니플 가리기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고 싶은 거 맘대로 다 하라고 있는 게 디자이너 컬렉션이고 패션쇼고 특히 오트쿠튀르인데 주요 매체의 검열로 인해 테크닉이 엉뚱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저런 발렌티노 드레스도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멋대로 해보자는 오트쿠튀르에 저게 뭐냐 싶었지만 사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찌아 치우리와 피어파올로도 저런 걸 멋대로 해본 거라 할 수는 있다.



이 두 분임. 위 사진은 스타일닷컴(링크).


그렇다고 해도 소중한 오트쿠튀르의 소중한 옷 하나가 저런 식으로 쓰였다는 건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만약 인스타그램, 또 다른 여타 SNS에서 특정 검열이 없다면 저런 니플 가리개가 붙은 드레스는 분명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거다. 옷이야 일단 어떻게 만들어 놓든지 자유고, 그렇게 주어지는 거고, 또 저걸 입고자 하는 사람도 굳이 세상에 자신의 유두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알아서 방법을 찾을 거다. 그러므로 인스타그램은 #FreetheNipple, SNS에 뭘 올리든 계정 운영자에게 자유를. 


물론 뭐 여기 티스토리는 그 방면으로 훨씬 더 막혀있고 그래서 저도 임시로 이런 걸(링크) 따로 두고 있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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