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켓

유행의 속도, 피쉬테일 파카

by macrostar 2014. 1. 15.
반응형

유행이라는 건 다양한 층위 - 소득이나 지역, 나이나 준거 집단 등등 - 를 두고 존재하기 마련인데 지하철을 타고 여기저기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삶을 살다보면 어떤 '평범한' 유행의 흐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딱히 하이 패셔너블하진 않은 사람들이 커다란 유행의 흐름을 곁눈질하며 따라가다가 이건 괜찮은데 하며 올라타기도 하고, 이건 난 안되겠다 하고 지나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말하는 거다.

롱부츠 -> 어그 -> 스노우 부츠로 이어지는 눈에 잘 들어오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어 이게 자주 보이네? 라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엔 극히 개인적으로 느낀 거일 수도 있기 때문에 - 의식하는 건 더 눈에 잘 보인다 - 문제의 여지는 있으나 그럼에도 저게 자주 보이네?는 그 만큼의 의미는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올 겨울에 들어설 때만 해도 여자들이 오버 사이즈의 N-3B를 입은 게 자주 보이길래 올 겨울에는 몽클레르나 캐나다 구스 말고 저쪽 흐름도 하나가 있나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잘 안 보인다. 그러다가 저번 주에 지하철에서 짙은 그린 컬러의 M-65 피쉬테일 파카를 입은 여성분을 한 명 보고 오, 외롭지만 씩씩하게 가는 독고다이 밀리터리 패션인가 생각을 했는데 그 이후 피쉬테일 파카를 마주치는 횟수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물론 모두 복각 혹은 inspired 버전들이었다. 그리고 유난히 짙은 그린 컬러도 특징이다.

어쨌든 이 유행의 시작으로 TV를 의심하고 있지만 TV로 촉발되는 유행에는 굉장히 둔감하기 때문에(저번 달에 무슨 방송에서 홍석천이 입고 나온 건 한 번 봤다) 뭔지는 잘 모르겠다. 어디서 출발했는지가 그렇게 중요해 보이는 케이스는 아니다.

요즘 진행중인 런던 패션위크 2014 FW 시즌에서 밀리터리 웨어의 영향을 받은 옷들이 꽤 많이 보이길래 옷에 기능성 비중과 약간은 더 각진 쉐이프가 앞으로 많아지려나 + 스트리트, 워크웨어에 이어 밀리터리인데 옷의 기능성 측면이 더 중요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 등등을 마침 하고 있는 참이다.



여하튼 피쉬테일 파카 이야기다. N-3B가 공군 거라면 M 계열 파카는 어떤 전쟁 때 만들어졌냐에 따라 약간 다르긴 한데 보통 미 육군과 미 해병대 등에 지급되었다. 피쉬테일 파카는 보통 4가지를 드는데 EX-48, M-48, M-51, M-65가 있다. EX로 시작하는 건 프로토타입 버전이고 M으로 시작하는 건 대량 생산해 정식으로 지급한 버전이다. 뒤 숫자는 연도로 M-1948이라고도 한다. 또 각 버전 별로 variation이 존재하고 이 외에도 M-1947, M-1949이런 것도 있다.  

뭐 자세한 건 찾아보면 되고 원형 그 상태로 봤을 때 이 중 제일 품질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건 EX-48과 M-48이다. M-51은 M-48 제작 비용이 너무 비싸 교체된 버전이다. 하지만 M-51은 그만큼 더 가볍고 움직이기엔 편하다. 하지만 혹시나 빈티지 모델을 구입해 진짜로 입고 다닐 생각이라면 최신식 - 그래봐야 60년대 생산품이겠지만 - 이 낫다. 시중의 오리지널 M-48, M-51은 한국 전쟁 때  사용했던 물건들이고 M-65는 원래 베트남 전쟁용으로 제작된 옷이다...

EX-48의 경우 : 왼쪽 팔에 주머니가 하나 있고 내피를 파이버 글래스로 만들었다. 세트로 바지도 있고 모자도 있고 그렇다.

 
이베이에 올라왔던 EX-48.

 
안감의 모습. 유에스밀리터리포럼의 회원 소장품이다. EX-48과 M-48의 후드는 늑대, 코요테 혹은 오소리 털이었다. EX-48은 외피가 포플린 코튼으로 M-48의 헤비 코튼 사틴 캔버스에 비해 저렴한 원단이다. 새틴 코튼 캔버스로 제작된 게 제일 좋은데 후기 버전 M-48과 초기 버전의 M-51이 있다. 위 사진에 보면 속 주머니가 있다. 48 숫자가 붙어 있는 두 가지 버전만 저 주머니가 있다. 

다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사진이 딱히 의미가 없으므로 그냥 M-48 이야기를 하자면 M-48은 내피가 두꺼운 울이고 모자는 EX-48과 마찬가지로 옷과 한 몸이다. M-51부터 착탈식이 된다. 

 
EX-48-1 바지라고 한다. 이런 건 어디서 구한거야.

 
착용예는 이런 느낌이겠지.

 
모드족(The Mods) 아저씨들은 이런 느낌으로 입었고. 모드에 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의 다른 글을 참고해 주세요~

Mod :  http://fashionboop.com/383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