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펠(Lapel) 이야기, 노치와 피크

by macrostar 2013. 11. 20.
반응형
갑자기 패션 상식 이야기. 남성복 슈트의 라펠이다. 라펠은 종류가 여러가지 있는데 대략 노치(Notch)와 피크(Peak)가 대표적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노치는 V자, 피크는 뾰족함이라고 나온다. 말 그대로다.


위 그림은 스타일 포럼의 스레드 중에서(링크). 피크와 노치를 확인할 수 있고 여기 보면 조지와 숄도 있다. 숄은 보통 턱시도 같은데 붙어있다. 근데 검색하다 보니 내가 뭔 소리를 써도 더 나아 보이는 기사가 있어서(링크) 자세한 건 그냥 거길 보는 게 나을 거 같다. 블랙라펠이라는 사이트의 올바른 라펠을 고르는 방법이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라펠의 모습을 결정하는 건 기본적으로 라펠의 형태와 Width다. 너무 넓으면 허세를 부리는 거 같고, 너무 좁으면 시건방져 보인다. 그렇다고 평범한 사이즈라면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한다. 뭐든 그렇듯 이렇게 문제가 생기는 거다. 하지만 라펠이라든가 하는 디테일한 모양새는 몸의 생김새와 자세 등과 결합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니 각자 잘 알아서.



우선 노치 라펠은 notched lapel이니까 우리말 표기로는 노치트 라펠이라고 한다. 스텝드(Stepped) 라펠이라고도 하는데 계단처럼 생겼으니까 그렇겠지. 그렇다면 피크드 라펠은 마운틴일까? 그냥 산이라고 하면 둥그렇고 낮은 산도 있으니 그건 아니고 포인트 라펠이라고 한다. 노치트 라펠은 가장 흔하고 보통은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가 없다. 싱글 브레스트 슈트나 블레이저, 스포츠 코트 등등 어디나 쓰고 마른 사람, 살찐 사람 모두 다 오케이다. 그리고 슬림 슈트라면 슬림 노치, 와이드 슈트라면 와이드 노치 뭐 이런 식이다.

더블 브레스트 재킷에 노치트 라펠은 잘 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싱글 브레스트에 피크드 라펠도 잘 쓰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안 되는 건 아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영화를 찍고 있는 디카프리오. 보다시피 더블에 노치트 라펠이다. 예전에 찰리 신 나오는 월 스트리트에도 저런 옷을 입고 있는 장면이 있다. 물론 같은 영화에 나오는 마이클 더글라스는 저런 옷은 입지 않고 더블에는 착실히 피크드 라펠이다. 당시 월 스트리티에서 그렇게 입었든 말든 그 분은 멋쟁이라 줘도 안 입지 않았을까...



그리고 피크드 라펠은 모닝 코트나 테일 코트 등 좀 더 격식있는 더블 브레스트 타입의 옷차림에 오랫동안 함께 해 왔다. 라펠의 모습 자체가 멋을 좀 부린다는 느낌이 강하고 갖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라펠 중 제작 비용도 가장 비싸다고 한다. 아무래도 차려 입어야 하는 자리 - 결혼식이나 블랙 타이 파티 - 에 적합한데 요즘은 또 그렇지도 않고 일상적인 옷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또한 약간 덩치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입었지만 이것도 요새는 그렇지 않다. 여튼 더블 브레스트는 코트의 경우엔 앞이 두 겹이라 더 따뜻하다...

피코트의 경우 더블 브레스트지만 액티브한 느낌의 옷이어서 그런지 노치트 형 라펠이 더 많다. 원래 해군에서 쓰던 것도 노치트 라펠인데 대신 V가 엄청 깊어서 위 아래가 따로 논다.


1920년대 사진이다.

물론 노치 만큼 흔하진 않은데 피크드 라펠 피코트도 있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건 007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로 분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입고 나왔던 빌리 리드의 피코트다.

 
뭐랄까, 격식과 활동성을 한 몸에 담아서 007과 나름 잘 어울리는 코트가 아닌가 싶다. 물론 라펠이고 나발이고 애초에 007이 무슨 피코트냐 라고 하면 그것도 맞는 이야기.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