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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Dior 2014 리조트 컬렉션

by macrostar 201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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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시몬스는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싫어한다고도 할 수 없다. 별로 존재감이 없는 옷을 만든다고 할까. 질 샌더 시절에 반짝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화려하거나 묵직한 옷을 선보이진 않는다. 아직 많은 컬렉션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디올에 들어와서도 비슷하다. 본래 디올이 지니던 화려함도 없고, 그 위에 갈리아노가 쌓은 펑 터지고 어지러운 화려함도 없다. 요란하지 않고, 조신하고 그렇다고 미니멀리스트들이 보여주는 단호함도 잘 모르겠다. 분명 예쁜 옷들이지만 그 뿐이다. 

뭐 그렇다고 해도 시즌을 지나오며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첫 번째 디올 컬렉션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이 조금씩 더 구체화되고, 이야기는 조금씩 더 연결이 되어 간다.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무엇인가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구경꾼으로서도 분명 귀하다. 얼마 전 디올의 2013 FW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링크) 망사와 겹침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와 텀블러, RSS 피드들에서 멈칫했던 것들이 다 디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나니 2013 시즌을 다시 돌려보고, 이번에 나온 리조트 컬렉션도 다시 보게 된다.

FW와 SS 사이에 어느날 부터 끼게 된 리조트 컬렉션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샤넬에서는 크루즈 컬렉션이라고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Pre-SS 컬렉션이라고 한다. 어차피 패션위크처럼 큰 단체에서 한 방에 모아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쇼를 하는 곳도 제각각이다. 샤넬은 싱가폴에서 했고, 디올은 모나코에서 했다.

그리고 리조트 컬렉션이라고 이름은 붙어있지만 내놓는 옷들도 좀 멋대로다. 선상 파티에는 저런 걸 입겠지 싶은 것도 있지만, 저건 회사를 가야 되는 거 아녀 싶은 것도 있다. 그래서 Pre-SS라고 부르기도 하는 거 같은데 사실 그럴 거면 그냥 SS 컬렉션에 포함시키면 되는 거지 남들 하니까 맘이 타들어가 유행따라 강남가는 격 밖에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즌이 튼실한 리조트 웨어 컬렉션으로 잘 굳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것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고급옷이고 그러므로 리조트 웨어들도 크루즈, 아프리카 옆 어딘가 고급 프라이빗 빌라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뭐 그런 곳들을 상정하고 만들어진다. 물론 꼭 그런 곳에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 여름 도심의 주말에 기분내며 입기에도 괜찮을 거다. 요즘은 그런 컨셉도 많이 있다.



위 사진은 모두 스타일닷컴(링크).

이번 디올 리조트 컬렉션의 장점은 어디까지나 이것들이 '쉰다'에 한 손 씩은 대고 있는 리조트 웨어라는 점이다. 뭐 대충 껴서 다른 것도 팔아볼까하는 마음가짐이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그래도 드레스들이 껴 있으니 칸느 영화제에 등장한 여배우들이 벌써 몇 명 입고 나타났지만 그래도 격식있는 드레스들에 비하면 보기에 훨씬 편안함을 준다.

옷들은 수영복이나 간편한 옷차림 위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종류부터 좀 근사한 레스토랑에 밥이나 먹으러 올 거 같은 분위기에 화사한 컬러들이 촘촘히 덮여있다. 거의 비슷한 단정한 모양이지만 가벼워보이는 여러가지 컬러의 구두들도 눈에 확 들어온다. 아기자기하면서도 화사함을 놓치 않은 상당히 재미있는 컬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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