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옛날 루이비통 가방 같은 걸 지갑으로 리폼하거나 형태를 바꾸거나 하는 영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게 영상 같은 걸 올리시는 분인지는 모르겠는데 루이비통이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걸었고 1심에서 손해배상금 1500만원 판결이 나왔다. 이 소송이 앞으로 더 진행될 지는 몰라도 사실 리폼하시는 분이 이기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개인적 소비, 환경이나 지속가능성 같은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지금 예외적 적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의 명시가 중요할 거 같기는 하다. 기사는 여기(링크).
이 뉴스를 보면 비슷한 형태의 리폼 업자였던 대퍼 댄이 떠오른다.
뉴욕의 힙합퍼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이분도 역시 상표권 침해 소송으로 드러내놓고 하는 사업은 접었었다. 웃기고 흥미롭고를 떠나 이런 건 이기기 어려워. 이후에도 아마도 은밀하게 사업을 이어갔다고 한다. 물론 유명 뮤지션들이 대퍼 댄의 옷을 입던 시절하고는 유명세와 수익 같은 걸 비교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이 분의 꽤나 도발적이고 이상한 이야기는 계속 인터넷 세상을 떠돌았고 결국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에서 위 사진 오른쪽 같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메인스트림의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이 사이클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개인적인 리폼은 막을 수가 없다. 결국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도 유튜브 등 SNS에 올린 게 문제가 되어 이렇게 흘러간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유튜브에 올리지 않으면 그런 걸 잘 하고 리폼 디자인에 센스가 있고 취향이 맞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겠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패션의 가장 큰 속성이 SNS을 통해 크게 확장된 현대 사회에서 남 몰래 쓰는 미덕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겠지. 가장 흥미진진한 결론은 리폼한 지갑을 루이비통에서 직접 만드는 일이겠지만 루이비통 같은 지루한 브랜드가 그런 걸 할 리가 없다.
아무튼 중고 매장에서 꽤나 많이 볼 수 있는 칼하트 리메이크 같은 게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칼하트가 그런 소송을 걸까 싶기는 하다. 물론 준야 와타나베처럼 정식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게 가장 좋기는 하겠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을테고 눈에 보이는 곳에 상표나 로고가 붙어있다면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마련이다.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리메이크가 꽤나 많지만 이런 건 좀 재미있다 싶기는 한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패션 디자인의 상표 등록 어려움과 디자인 카피에 대한 유한 판결, 로고와 아이코닉한 패턴의 상표 등록 용이함과 그에 대한 엄격한 판결 같은 게 현재의 스트리트 기반 로고 패션의 뿌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흔한 점퍼에 다른 브랜드 로고가 3개씩 들어있는 콜라보 같은 것도 나오는 거지.
어쨌든 대퍼 댄과 구찌, 진짜의 가짜를 진짜가 카피해 가짜 진짜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 원본과 복제본의 관계에 대한 알레산드로 미켈레 - 구찌의 탐험 등에 대한 이야기도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절찬 판매중. 구매는 여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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