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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 명칭에 대해서

by macrostar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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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잠잘 때 입는 스웨터셔츠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링크) 거기서 맨투맨이라는 이름을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지었다고 했었다. 보통 스웨트셔츠 첫 출시, 맨투맨 조어를 이랜드가 된 다음인지 그 전에 잉글랜드이던 시절인지에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1974년에 성도섬유에서 스웨트셔츠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1974년에 경향신문에 실린 Man to Man 맨투맨 스웨트샤쓰를 국내에서 개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광고다(링크). 아래에 보면 맨투맨 T샤쓰를 취급하실 분은 대리점으로 연락을 달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맨투맨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구나 했는데.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니까 1970년 조선일보에 실린 광고를 보면(링크).

 

 

성도섬유에서 제조하고 코오롱에서 내놓은 코니웨어라는 아웃웨어 광고 아래를 보면 맨투맨은 성도섬유의 로고 같은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스웨트셔츠를 내놓기 4년 전에도 이 로고를 쓰고 있었다. 이렇게 보고 다시 위 스웨트셔츠 출시 광고를 보면 맨투맨은 스웨트셔츠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상표명 같은 게 아닐까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성도섬유는 속옷을 주로 만들고(성도 메리야쓰) 옷 제조 납품 같은 걸 했는데 설립자 최무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최형로 회장이 1977년 톰보이로 처음 패션 분야에 직접 진출했다고 되어 있다. 즉 스웨트샤쓰는 본격 패션 시장 진출 전에 나온 제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속옷류는 아닌게 간편한 외출복, 젊은이의 일상복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같은 해 나온 다른 광고를 보면

 

 

앞에 MOUNTAIN ALPINIST라는 프린트가 붙어 있다. 프린트 스웨트셔츠도 이때 이미 나왔군. 이 광고를 봐도 맨투맨(의) 스웨트샤쓰인 거 같은게 성도섬유라는 회사 이름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아무튼 이렇게 봐도 맨투맨과 스웨트셔츠의 연결 고리는 1974년에 나왔다. 이 옷의 인기가 어땠는지 몰라도 광고는 1974년에만 해서 더 찾을 게 없다. 여기서 약간 추측을 해보자면 이 옷이 인기가 많았다면 대리점이 있던 도매시장인 평화상가, 동대문종합시장 등의 시장 사람들은 이 즈음부터 스웨트셔츠를 맨투맨이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있을 거 같다. 스웨트샤쓰 같은 복잡한 이름보다는 훨씬 부르기 쉽다.

 

사실 맨투맨이 스웨트셔츠가 된 이유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이 얼토당토 않은 작명 연결이 어떻게 생겼나, 누가 만들었나 하는 점 때문일텐데 스포츠의 대인방어의 의미에서 나온 어쩌구 하는 거 보다 감자탕 감자처럼 이런 식으로 이 용어가 정착되었다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정착된 용어를 이랜드가 써먹은 건지, 용어를 찾아보다가 나온 둘을 붙였는지, 완전히 새로 생각해 낸 건지 어쨌는지해서 결국 스웨트셔츠는 완전히 맨투맨으로 정착이 되는 전개.

 

 

좀 더 찾아보니까 코스모스백화점이 1974년에 내부 재단장을 했는데 2층이 T셔츠 전문코너, MAN TO MAN이었다고 한다.

 

 

맨투맨과 티셔츠가 무슨 관계가 있었던 건가. 근데 3층에서는 박제를 팔았네. 아무튼 그렇다면 성도섬유가 언제부터 맨투맨 로고를 쓴 건지 다시 의문을 남기며 이만...

 

 

문득 생각이 나서 상표 등록 정보를 찾아보니까

 

 

성도섬유에서 1969년에 맨투맨 상표 등록을 했다. 상세 내용을 보면 메리야쓰, 속옷 뿐만 아니라 신사복, 아동복 등이 지정 상품으로 되어 있는 게 브랜드를 운영하려고 했던 거 같기도 하다. 80년대에 다시 등록하고 MTM, MAN TO WOMAN 같은 것도 등록을 했었는데 지금은 다 소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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