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온도가 치솟더니 낮 기온은 30도 가까이 된다. 아직 건조하기 때문에 해만 없으면 그래도 선선한 느낌이 들지만 여름이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다. 필슨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는 데 헤비 듀티 스윔 슈츠라는 제목이다. 헤비 듀티와 스윔 슈츠. 함께 붙어 있으면 안되는 말은 아니지만 궁금해지는 제목이긴 하다.
거싯 플라이와 스윔 슈츠의 조합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젖으면 풀고 묶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컨버스에 고무줄 레이스 사다 쓰는 세상인데... 그리고 저런 글래디에이터 분위기를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 제품 설명을 보면 11온스 드라이 왁스드 코튼에 폴리에스터 메쉬가 붙어 있다. 11온스! 파타고니아의 배기스 쇼츠와 실로 저 멀리 다른 세계관의 제품이다. 그래도 물 세탁도 가능하다 하니 헤비 듀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여름 + 편리함 + 튼튼함 등의 측면에서 호소하는 바가 있다. 저 드로스트링만 아니라면 적당히 탐나는 물건이다.
예전에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메리노 반소매 티셔츠, 기모 저지 반소매 티셔츠는 한국의 여름에 거의 쓸모가 없다. 하지만 메리노 반소매의 경우 용도가 없는 건 아니다. 산행이나 거친 캠핑, 비박, 트레일 워킹을 며칠 씩 한다면 메리노 울은 괜찮은 대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룬닥스나 울파워를 비롯해 아크테릭스 등등에서 메리노 울 이너웨어를 볼 수 있다. 울은 땀을 흡수하지 않고 탈취 작용도 한다. 최근 부쩍 여름의 땀 냄새가 많이 나는데 모두에게 울을 입히고 싶다. 물론 그런 분들은 높은 확률로 더위도 많이 타기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부디 세탁을 끊임없이 하시고 데오도란트를 사용하시길 추천함.
아무튼 여름이다. 모기약 180개들이 세트를 구비하고(작년까지 리퀴드를 쭉 썼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올해는 매일 갈아주는 사각 훈증기를 써볼 생각이다. 이것도 아프면 모기향을 펴볼까), 선풍기를 꺼냈다. 사실 어제까지 오리털 이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제 밤에 이건 말도 안된다 싶어 교체했다. 이 힘든 고난의 시절을 올해도 잘 버틸 수 있길.
댓글